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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유가에 경제안보 차원의 대처를

국제 유가가 고공행진을 지속함에 따라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서부텍사스중질유(WTI)가 배럴당 48달러까지 치솟은 가운데 우리나라가 70%를 의존하고 있는 두바이유 가격도 배럴당 40달러를 넘어섰다. 실질가격 기준으로 따져 과거 오일쇼크에 버금가는 높은 수준이다. 필요한 에너지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을 뿐 아니라 에너지다소비구조로 돼 있는 우리나라의 산업구조에 비추어 고유가에 따른 부담이 그만큼 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당장 성장률이 떨어지고 물가가 치솟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고유가 자체가 원가부담을 높여 경제활력을 떨어뜨리게 될 뿐 아니라 세계경제 침체요인으로 작용해 우리경제를 유일하게 떠받치고 있는 수출마저 둔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앞으로 유가전망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어 현재로서는 유가가 계속 상승세를 보일 것인지 아니면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날 것인지 단정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일부에서는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를 넘어서 80달러까지 치솟아 3차 오일쇼크가 올 것이라는 비관론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현재의 고유가가 과거 오일쇼크 때처럼 공급애로에 의한 것이 아니고 중동지역의 정정불안과 국제저금리체제에서의 현물투기에 따른 심리적인 요인에 기인하는 것이기 때문에 거품이 제거되면 유가는 배럴당 30달러(두바이유)~40달러(WTI)수준으로 되돌아 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결국 중동지역과 일부 산유국의 정정 불안이 언제쯤 해소되느냐가 관건인데 단기간에 안정을 되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당분간 고유가사태는 지속된다고 보는 것이 현실적인 진단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과거 오일쇼크와 같은 충격적인 사태는 오지 않는다 하더라도 상당기간 고유가가 지속될 가능성은 높다는 뜻이다. 따라서 우리는 막연한 낙관론에 안주하지 말고 고유가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모든 방안을 강구해 나가야 한다. 소요 에너지의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체계적인 절약대책을 세워 에너지를 적게 쓰는 것 외에 대책이 없다. 이를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에너지절약과 에너지사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노력을 강화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에너지다소비 경제구조를 에너지저소비 구조로 전환하기 위한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아울러 해외에너지개발사업을 확대하고 석유수입대상 지역의 다변화를 통해 중동지역에 과도하게 편중돼 있는 원유도입구조를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에너지대책기구를 설치, 에너지문제를 경제안보차원에서 다루는 방안도 강구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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