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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국제 위성항법시스템(GNSSㆍGlobal Navigation Satellite System)인 유럽연합(EU)의 ‘갈릴레오 프로젝트’가 닻을 올렸다. EU 유럽우주국(ESA)은 28일 오후 2시19분(한국시각) 카자흐스탄의 바이코누르 기지에서 첫 시험 위성인 ‘지오베(GIOVE)A’호를 발사했다. ESA가 앞으로 35억유로(약 4조원)를 투입해 5년간 쏘아올릴 30개 가운데 첫번째 위성이다. 갈릴레오 프로젝트가 시작됨에 따라 미국이 GPS로 지난 30년동안 독점했던 GNSS시장의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금도 이 시장에 러시아의 글로나스(GLONASS), 일본의 준천정(準天頂), 중국 북두(北斗) 등이 가동되거나 준비중이지만 지역적 시스템에 불과한 상태이다. ◇닻 올린 갈릴레오 프로젝트 지오베는 목성의 이탈리아어 이름이다. 이번에 발사된 지오베A는 갈릴레오 프로젝트를 위해 지상 2,300㎞ 중궤도 우주상공에 쏘아 올려질 30개의 위성 가운데 첫번째 위성이다. ESA는 우선 2008년까지 모두 4개의 실무위성으로 기본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ESA는 30개 위성이 모두 완비되는 2010년이면 미국의 GPS에 맞서 미래의 위성항법시스템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럽우주국(ESA)의 도미니크 드탱 대변인은 “이번 발사가 갈릴레오 프로젝트를 이론에서 실제로 이행시키는 중요한 단계”라고 밝혔다. 갈릴레오의 모든 네트워크가 완비되면 개인들은 1m 단위까지 정확성이 담보된 위치 측정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프로젝트에 투자한 기업들은 ㎝단위까지 정밀한 서비스를 유료로 이용할 수 있다. ◇GPS와 시장 양분 전망 당초 군사목적으로 개발된 미국의 GPS와 달리 갈릴레오는 순수 민간 프로젝트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각국 정부가 참여한다. EU는 국제적 지지확산과 비용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ㆍ이스라엘ㆍ인도 등 5개국과 이미 관련협정을 맺었으며 우리나라를 포함, 호주ㆍ브라질 등 9개국과도 협상을 진행중이다. 갈릴레오는 지난 73년 시작된 GPS에 비해 정밀성이 한층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29개 위성으로 운용되는 GPS는 정확도가 10m에 불과하다. 따라서 갈릴레오가 본격 상용화하면 네비게이션은 물론, 국가전력망 분배와 이메일 및 인터넷 등 가상공간, 금융거래 보안시스템에서 쓰임새가 광범위할 전망이다. ESA는 2015년까지 시장규모 100억유로, 이용자는 50억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일자리도 유럽에서만 10만개 이상 창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갈릴레오는 또 에어버스나 아리안로켓처럼 위성항법시스템 분야에서 유럽의 독자적인 주권을 확보하려는 정치적 목표도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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