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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재민 4566명 … "살길 막막해요"

‘100년 만의 물폭탄’이 사흘째 이어진 28일에도 경기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산사태로 인한 인명 피해가 잇달았다. 서울도 계속되는 폭우로 출근길 주요 도로 곳곳이 통제되는 등 피해가 이어졌다. 중앙재난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오후 6시 현재 54명이 사망하고 14명이 실종됐다. 이날 오전 2시40분 경기도 동두천시 보산동 신천에서 경기경찰청소속 조모(21) 수경이 숨진 채 발견됐다. 조 수경은 27일 오후 상패교 인근 신천에서 물에 빠진 채 철조망에 매달려 있는 시민을 구하려다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었다. 동두천시 상봉암동에서는 산사태로 암자가 무너져 4명이 목숨을 잃었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모현면 능원리에서도 실종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28일 오전 9시20분 임모(94ㆍ여)씨가 전봇대 근처에서 숨져 있는 것을 임씨의 아들이 발견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윗성뒤마을에서 산사태에 휩쓸려 실종됐던 김모(67)씨도 이날 오전 숨진 채 발견됐다. 오후에는 서초구의 전원마을과 송동마을에서 실종된 2명이 추가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에 앞서 27일 오후 11시30분 경기도 포천시 일동면 기산리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흘러내린 토사가 빌라를 덮쳐 2명이 숨지고 1명이 매몰돼 현재 구조작업이 진행 중이다. 오후 9시 15분에는 포천시 신북면 금동리의 한 펜션에 토사가 밀려 들어 3명이 사망했고, 인근 신북면 심곡리의 펜션에서도 오후 9시 50분에 일어난 산사태로 1명이 숨졌다. 이번 주택 침수와 산사태 우려 등으로 지금까지 수도권에서만 서울 759가구 1,060명, 경기 2,697가구 3,441명 등 모두 3,480가구 4,566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경기ㆍ강원지역에서만 7건의 산사태로 30명이, 하천 범람과 급류로 6명이, 주택침수로 4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군은 지뢰 유실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가 제기되자 서울 우면산 등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발생한 지역과 경기ㆍ강원 지역 방공진지 등을 중심으로 지뢰 수색 작업을 펼치고 있다. 한편 서울에서는 주요 간선도로가 여전히 통제되는 등 복구가 부진해 시민들의 불편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오후 6시 현재 통행이 제한된 곳은 서부간선도로, 올림픽대로, 잠수교, 내부순환로(마장램프~성동JC), 남부순환로(방배래미안아파트~래미안아트힐), 강변북로(한강대교~원효대교) 등이다. 전날 차를 갖고 나섰다가 도로 위에서 ‘사서 고생했던’ 시민 상당수가 이날은 주로 대중교통을 이용함에 따라 전반적인 교통량은 다소 줄었다. 도로 곳곳이 패어 있고 침수나 고장으로 멈춰선 차량들도 간혹 있어 운전자들은 속도를 늦춰가며 ‘조심운전’을 할 수밖에 없었다. 직장인 윤모(27)씨는 이날 “반포IC가 통제되는 바람에 출근하는 데 두 시간 넘게 걸렸다”며 “한 시간 일찍 나온 덕택에 겨우 출근시간을 맞췄다”고 말했다. 지대가 낮아 물이 한 가득 차올랐던 강남역 주변은 이날도 도로가 얕은 시냇물로 변해 차량들이 거북이 운행을 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진흥아파트 사거리의 신호등은 4개 모두 고장이 나 차량들이 이리저리 뒤엉켜 시끄럽게 경적을 울려댔다. 이틀째 전기와 수돗물 공급이 끊어진 대치동 은마아파트 앞에서는 강남구청 직원 한 명이 트럭에 실어온 생수를 주민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한편 서울시는 폭우로 인해 혼잡해진 도로 교통이 정상화될 때까지 출퇴근 시 지하철과 버스 운행을 최대로 가동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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