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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접도중 '펑'… 울산공장서 폭발사고

7명 사상… 김승연 한화 회장 "희생자 가족에 임직원 수준 보상"

폭탄 맞은듯… 폐허가 된 공장, 3일 오전 울산 남구 한화케미칼 울산2공장 폐수저장조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한 직후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무너져 내린 콘크리트 더미에서 실종자를 찾고 있다. /울산=장지승기자

유독·위험물질을 취급하는 화학공장이 집중된 울산공단 내 한화케미칼에서 대형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근로자 6명이 사망하고 경비원 1명이 부상했다. 이에 한화 측은 사고 희생자에 대해 임직원들에 준하는 최대한의 보상과 지원을 약속하고 공장 가동을 전격 정지시키는 등 파격 조치에 즉각 나섰다.

3일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9시16분께 울산 남구 여천동 한화케미칼 울산2공장 폐수저장조에서 상부 배관 용접작업을 하던 이모(55)씨 등 협력업체 작업자 6명이 미확인 잔류가스 폭발로 추정되는 사고로 모두 사망했다. 사망 근로자는 모두 협력업체인 현대환경 소속이다. 작업장 주변에 있던 한화케미칼 소속 경비실 직원 1명은 경상을 입었다.

사고는 이날 오전8시30분부터 협력업체 직원 10명이 투입돼 콘크리트 구조물(가로 17m, 세로 10m, 높이 5m)로 된 폐수처리 저장조와 연결된 배관시설을 확장하기 위한 용접 작업을 하던 중 발생했다. 이모씨 등 용접 작업자 2명과 보조 작업자 4명 등 6명이 저장조 위에서 작업을 하다 폭발에 의해 사망했으며 나머지 4명인 저장조와 떨어져 있어 사고를 피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을 검증한 한국가스안전공사 관계자는 "폐수에서 발생한 메탄이나 바이오가스 등 가연가스가 폭발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목격자들은 폭발음이 수 ㎞ 밖에서도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컸고 사고 현장과 30m가량 떨어진 건물 유리창이 파손될 정도로 충격이 강했던 것으로 전했다. 두께가 200㎜에 이르는 콘크리트로 저장조 상부가 통째로 뜯기면서 무너져내려 근로자들의 인명피해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폭발음을 듣고 자체 출동한 소방대는 9시22분께 현장에 도착해 사고 수습을 벌였으며 낮12시43분께 6명의 시신을 모두 확인했다. 사망자 6명 가운데 4명은 무너진 수조 안에서 발견됐으며 2명은 5~10m가량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이날 폭발사고에 대해 김승연 한화 회장은 사고 희생자에 대한 최대한의 보상지원과 공장가동 정지 등의 파격 조치를 지시했다.

한화 측은 사고 관련 입장발표를 통해 "김 회장이 사고 소식을 접하고 큰 안타까움과 유감의 뜻을 표하면서 사고 희생자에 대해 임직원들의 사고에 준하는 최대한의 보상과 지원을 하도록 하며 사고 수습에도 만전을 기해달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김 회장은 "공장 가동 정지를 포함해 안전과 관련된 필요한 조치를 모두 취하고 철저하고 투명하게 사고를 조사해줄 것"과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그룹의 국내외 모든 사업장에서 철저한 안전 점검과 사고 예방 노력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한화케미칼 울산공장은 PE(폴리에틸렌)와 PVC(폴리염화비닐), PO(폴리올레핀)와 수산화나트륨 등을 만드는데 사고가 난 공장은 PVC 원료를 생산하는 공장으로 폐수저장조는 PVC 원료를 생산하고 남은 폐수를 모아 정수하는 시설이다. 지난 1월11일 울산시 남구 울산항 4부두에 계류 중이던 1,553톤급 화학물운반선 한양에이스에서 폭발이 발생, 선원 4명이 부상하는 등 최근 1년간 울산지역에서는 수차례의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울산지역 위험물질 사용량은 전국의 29.1%(1억602만톤)로 전남의 34.5%에 이어 전국 두 번째이다. 유해화학물질 취급 사업장은 470개, 위험물 취급 사업장은 7,500개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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