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가치가 4년여 만에 달러당 100엔을 뚫고 내려갔다. '저지선'으로 여겨지던 '1달러=100엔' 벽이 무너지면서 엔저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수출시장에서 엔저의 직격탄을 맞는 아시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각국이 금리인하, 외환시장 개입 등 통화방어를 위한 실력행사에 나서면서 환율전쟁이 한층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도쿄외환시장에서 엔ㆍ달러 환율은 장중 101.24엔까지 급등(엔화가치 급락)했다. 전날 뉴욕시장에서 달러당 100엔선을 돌파한 데 이어 한층 더 상승속도를 높인 것이다. 엔ㆍ달러 환율은 9일(현지시간) 미국 고용지표 호조로 미국경제 회복 기대가 높아지자 단숨에 달러당 100엔을 넘어섰다.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00엔을 넘은 것은 지난 2009년 4월14일 이후 처음이다.
엔저추세에 떠밀리듯 원화가치도 급락했다. 이날 원ㆍ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5원10전 급등한 1,106원10전에 마감하면서 단숨에 1,100원대로 뛰어올랐다. 또 원ㆍ엔 환율은 오후3시 현재 전일 대비 19원12전 내린 1,080원46전에 거래됐다. 5년 만의 최고치 기록으로 글로벌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는 우리 수출기업의 비명도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날 코스피지수도 우리나라의 수출경기 부진을 우려한 외국인 자금이 대거 이탈하며 전거래일보다 34.70포인트(1.75%) 급락한 1,944.75로 마감했다. 한편 주춤했던 엔저가 저지선인 달러당 100엔선을 뚫자 시장에서는 앞으로 엔저 추세에 한층 속도가 붙으며 연내 엔ㆍ달러 환율이 110엔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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