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메달을 목에 건 이대훈은 "아픈 것을 참고 경기에만 집중하려고 했다"며 "이미 7점 차까지 벌어진 상황이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대훈은 지난 2월 올림픽대표 선발전 당시 코뼈가 부러졌다. 아직 코뼈가 완쾌되지 않았지만 이날 결승에서 코를 다시 한번 강타당한 것이다. 고통을 견뎌내며 경기를 마친 그는 "패배를 인정한다"며 "다음에는 더욱 열심히 하겠다"며 성숙된 모습을 보였다.
이대훈은 태권도장을 운영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5살 때 태권도를 시작했다. 초등학생 때 본격적으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고 고교 시절부터 태권도의 간판선수 역할을 톡톡히 했었다. 지난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남자 63㎏급에 출전해 우승했고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이대훈은 181㎝의 큰 키에서 나오는 돌려차기 등 공격력이 일품인 데다 유연성이 좋다. 또 전자호구 시스템에 대한 적응력이 뛰어난 선수로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앞두고 8㎏이나 체중 감량을 단행한 것이 부작용을 낳았다. 원래 63㎏급에 출전하는 선수로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등을 이 체급에서 일궈냈다. 그러나 올림픽에는 58㎏급과 68㎏급으로 나눠져 있어 살을 찌우거나 빼야 했다. 이대훈은 선택은 체중 감량이었다. 65~66㎏ 가량이었던 몸무게를 8kg이나 줄여야 했던 것. 체중을 급격히 줄이다 보니 경기 중 체력 소모도 컸다. 이대훈은 "체중을 많이 줄이다 보니 내가 원하는 스타일의 플레이를 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며 "다음에는 많이 먹고 68㎏급에 나서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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