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孫正義) 소프트뱅크 회장은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있는 경영자중 한명으로 통한다. 소프트뱅크는 2010년 3월 기준으로 임직원 약 2만5,000여명, 매출액 3조엔을 기록하고 있다. 그의 성공담은 재일동포들에게 큰 힘이 돼 왔고 일본 사회는 위기 국면을 타개해줄 주요 인물로 그를 꼽고 있다. 저자는 손정의가 아직 세상에 두각을 나타내기 전 초창기부터 인연을 맺었던 일본내 4명의 인물들의 입을 통해 무명시절 손 회장의 모습과 경영철학 등을 전한다. 4명의 주인공은 샤프사(社) 고문 사사키 다다시, 일본종합연구소 이사장 노다 가즈오, 도라노병원 분원장 구마다 히로미쓰, 도쿄상공회의소 특별고문 오쿠보 히데오 등이다. 그들은 손회장을 매일 한 가지씩 아이디어를 내놨던 대학생, 황당한 약속을 마법처럼 지켜냈던 사업가, 죽음 직전까지 갔던 자신을 살려낸 결단력 있는 인물로 각각 기억했다. 손회장은 2010년 6월 25일 소프트뱅크 창업 30주년 기념식에서 그의 이념과 전략 비전을 발표했다. 그는 정보혁명을 통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창립 이래 변함없이 이어온 기업이념이라고 강조했다. 손회장은 1957년 일본 사가현 도스 시 5켄 도로 무번지에서 태어났다. 그는 이와 관련 "무번지는 일부러 그렇게 쓴 것이 아니라 불법주거라 번지수가 없다는 것을 표시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손회장이 사업을 하게 된 첫번째 배경은 가족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서였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지금 일본 최고의 부자 중 한명으로 등극해 많은 기부를 실천하면서 사람들의 행복을 지켜주고 있다. 친구도 지인도 없던 도쿄에서 손회장에게 처음 경영자로서의 기본 개념을 가르쳐준 사람이 노다 가즈오다. 손 회장의 멘토인 노다 가즈오는"잘 모르는 사람은 그를 전형적인 디지털적 인간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는 매우 아날로그적인 인물"이라고 기억한다. 손정의는 그와 가진 인터뷰에서 "일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내게 일은 인생 그 자체"라고 답한다. "길을 걸을 때도 밥을 먹을 때도 잠을 잘 때도 무엇을 위해 사는지, 무엇을 이뤄야 하는지 등을 줄곧 생각하며 살아왔다"며 "일과 인생의 경계는 없으며 일이 곧 인생"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사사키 고문은 "손회장은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한 일에 열과 성을 다하고, 아이디어가 기발한 순정파"라고 평한다. 일본소프트뱅크 창업 초기 손 회장이 자금난을 겪을 당시 사사키 고문이 퇴직금을 미리 받아 집까지 담보로 내준 일화는 유명하다. 저자는 메이지 유신의 기초를 놓고 일본 근대화의 길을 연 인물인 사카모토 료마(1836~1867)와 비교해 손정의를 설명하기도 한다. 지난 1,000년간 일본 최고의 영웅으로 꼽히는 료마처럼 손 회장은 창업 30년만에 거대 기업을 일구어내고 최근 방한해 소프트뱅크의 신 30년 비전을 밝히는 자리에서 300년 후를 설계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둘은 생애의 지점 지점마다 수많은 특별한 인연들을 만났고 그 만남을 잘 활용했다. 또 이들은 '나는 어제의 내가 아니다'고 말하는 인물들이다. 흐름에 따라 끊임없이 스스로를 변화 발전시켰다"고 평가한다. 손정의가 성공의 과정에서 만났던 인연들과 선택들을 회고담 형식으로 전개한 이 책은 손 회장의 과거를 통해 꿈과 미래를 펼쳐보인다.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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