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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찾은 충남 금산군의 한국타이어 공장 내부에는 사람의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바닥의 노란 선을 따라 타이어 부품을 운반하는 차량인 LGV(Laser guided vehicle)나 천장에 설치된 모노레일로 타이어 반제품을 나르는 EMS(Electronic monorail system)가 생산 설비 사이를 분주히 움직이고 있을 뿐이었다. 규격이 1,000종류가 넘는 타이어를 바코드와 레이저, 컨베이어벨트와 무인차와 로봇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생산하고 날랐다.
이날 공장을 안내한 곽동헌 한국타이어 생산지원팀 과장은 "한국타이어에는 '노 스펙, 노 워크(No spec, no workㆍ작업 표준 없이 일하지 않는다)'라는 사내 슬로건이 있다"며 "금산공장의 생산 공정뿐만 아니라 업데이트되는 부분도 해외 공장에 그대로 도입된다"고 설명했다.
자동화와 표준화는 한국타이어가 세계 7위(매출액 기준) 타이어 업체로 올라서는 데 가장 중요한 무기가 됐다. 곽 과장은 "예를 들어 전세계 1위인 브리지스톤과 12위인 토요가 똑 같은 품질의 시제품을 만들 수는 있지만, 실제 양산은 브리지스톤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기술력 확보와 그 기술력을 양산 과정에서 그대로 구현할 수 있느냐는 전혀 다른 이야기라는 것이다.
대량 생산에도 흔들림 없는 기술력은 '규모의 경제'로 이어졌다. 금산 공장의 연간 타이어 생산량은 2,400만본으로,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고 규모다. 대전 공장 역시 연 2,400만본을 생산한다. 중국ㆍ인도네시아ㆍ헝가리 등지의 공장도 수백만 본에서 천만 본 이상의 생산 능력을 자랑하는 데다 곳곳에서 증설 작업이 진행 중이다. 물류를 위해 세계 각지에 수십만본 규모의 소규모 공장을 여러 개 짓는 경쟁사들의 경우 공장별로 품질 격차가 발생해 곤란을 겪는 경우가 생긴다. 한국타이어의 경우 지난해 BMW와 아우디에 이어 메르세데스 벤츠에, 그것도 최고급 차종인 'S클래스'용 타이어를 공급하게 되면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수년 내로 연간 타이어 생산량 1억 개 달성, 글로벌 5위 타이어 업체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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