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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에서 가장 성공적인 도심 재개발 사례로 꼽히는 것은 ‘신톈띠’(新天地ㆍXintiandi)다. 신톈띠는 백화점, 호텔, 레스토랑, 유럽풍 카페, 공원, 호수가 어우러진 고급 쇼핑타운으로써 평소 중국인보다 외국인들이 더 많이 찾는 곳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재개발이 이뤄지기 전인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이 지역은 저층 고밀도 노후주택이 밀집한 전형적인 슬럼가였다. 당시 상하이 정부는 이 지역의 재개발을 추진했지만 유적지인 ‘중국공산당 제1차 대회 개최지’를 보존해야 했기 때문에 부동산 개발 업체들은 수익성이 낮다며 사업참가를 기피했다. 결국 홍콩의 부동산개발업체 루이안(瑞安ㆍShui On Land) 그룹이 이 사업을 맡아 99년 착공에 들어갔다. 루이안 그룹은 우선 개발지역 중앙의 남ㆍ북쪽 두 블록을 옛 상하이 건축 양식인 ?쳐磁?石庫門) 양식을 보존하는 동시에 현대식 인테리어를 가미한 고급 쇼핑타운으로 탈바꿈 시켰다. 고풍스러운 거리에는 카페, 레스토랑, 화랑들이 골목마다 들어섰다. 루이안 그룹은 신톈띠의 가치가 회자되고 땅값이 오르기 시작하자 인근에서 2ㆍ3기 공사에 착수, 초고층 고급 아파트 개발에 나섰다. 때문에 지금도 신톈띠 주변에서는 초고층 아파트가 계속 올라가고 있고, 취호천지(The Lakeville at Xintiandi) 등 아파트 단지는 높은 가격에 거래가 되고 있다. 도심 재개발의 대표 사례로 꼽히고 있지만 신톈띠 개발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상업적으로는 성공했을 지 몰라도 정치ㆍ사회적으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당초 신톈띠 재개발은 중ㆍ상층을 타겟으로 추진됐지만 결과적으로 일반 서민층이 이용하긴 어려운 초고급 쇼핑타운이 됐다. 통지대학교의 샤롱지에 교수는 “개발 당시만 해도 소비 세력이 지금 같이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보는 사람은 별로 없었지만 루이안 그룹은 이를 예견했고 결과적으로 성공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이정배차장·구동본기자·정두환기자·문병도기자·이연선기자·이혜진기자 ljb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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