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에게 가정폭력을 당했다는 아내의 주장을 뒤엎으려고 한 행동이지만 선을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레이슨 의원의 변호인단은 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뀌었다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고 지역 언론이 전했다.
앞서 그레이슨의 아내인 로리타는 지난 1일 "남편이 땅바닥에 넘어트려 멍이 들었다"며 남편을 경찰에 신고했다.
그레이슨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으나 경찰이 수사에 나서고 법원이 접근금지 명령을 내리는 등 파문이 커지자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보도자료도 뿌렸다.
문제의 영상은 그레이슨의 보좌관이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것으로 로리타가 집 대문 앞에서 거구의 남편을 주먹으로 두 차례 때리는 모습이 나온다.
변호인은 "이 어퍼컷 장면을 보면 폭행을 저지르는 공격자가 로리타라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의원은 로리타를 건드리지도 때리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결혼 24년차인 그레이슨과 로리타는 슬하에 자식 다섯을 둘 만큼 금실이 좋기로 유명했으나 지난해 사이가 나빠졌고 결국 로리타가 두 달 전 이혼소송을 내면서 별거에 들어갔다.
이들 부부의 '막장극'이 관심을 끄는 것은 그레이슨의 거친 입 때문이다.
하버드대 출신 변호사인 그레이슨은 과거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딕 체니 부통령을 '흡혈귀'에 비유해 유명해진 인물로 2008년 대선에서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나선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를 '박쥐'라고 불러 물의를 빚었다.
2010년에는 상대 후보인 공화당의 대니얼 웹스터가 "아내가 남편에게 학대를 당해도 혼인관계는 유지해야 한다"고 발언하자 "여성이 남편에게 복종해야 하느냐"며 웹스터에게 '탈레반'이라는 딱지를 붙이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공화당의 예산안 처리 반대로 재정위기론이 나오자 "재정절벽이라는 것은 공화당이 국민으로부터 돈을 빼앗으려고 조작한 위기"라고 주장하는 등 공격수로 적극 나섰다.
그의 독설은 민주당 지지층에 '속시원하다'는 호응을 끌어냈으나 정치를 희화화한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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