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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은 릴레이 메달로 새 역사를 썼고 대회를 준비한 조직위원회는 '저비용 고효율'의 모범사례를 남겼다.
14일 폐막한 전 세계 대학(원)생들의 축제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U대회)는 성적과 운영 면에서 모두 합격점을 받은 대회로 기억될 만하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감염 우려 속에 개막했으나 감염자나 기타 안전사고 없이 치러졌고 한국 선수단은 하계 종합대회 첫 종합 1위라는 성과를 냈다. 금메달 47개, 은 32개, 동 29개(총 108개)는 지난 2013년 러시아 카잔 대회(금 17·은 12·동 12)와 비교해 금메달은 약 3배, 전체 메달 수는 약 2.5배 늘어난 개수다. 홈 이점을 등에 업은 데다 안방 대회를 맞아 다른 나라보다 국가대표 선수의 참가가 많았다는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가장 큰 원동력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1년 앞두고 이를 악문 선수들의 투혼이다. 손연재(연세대)는 발목 통증에도 진통제를 맞아가며 3관왕에 등극, 리듬체조 요정에서 여왕으로 올라설 발판을 마련했다.
운영 면에서는 '에코(친환경)버시아드'를 실현한 '알짜 대회'로 치러졌다. 광주시는 70개 경기시설 가운데 국제기준에 미달한 수영장, 다목적체육관, 양궁장, 테니스장 4개만 신축했다. 선수촌은 재건축한 아파트 단지를 활용했다. 광주시에 따르면 이런 노력으로 총 2,000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봤다. 이번 대회에 시설·운영비로 들어간 돈은 6,000억원 정도다. 경기장 건설에만 1조7,000억원을 쓰고도 개·폐막식 논란과 교통관리·선수수송 미흡 등으로 낙제점을 받았던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과 대조를 이뤘다. 이번 대회 개·폐막식은 101억원의 제작비만 들이고도 독창적인 구성으로 호평을 받았다. 카잔 대회 제작비는 1,200억원이었다. 물론 비가 샌 배구·농구 경기장, 홍보 부족으로 인한 썰렁한 관중석 등 향후 또 다른 국제 대회 유치 때 보완해야 할 점도 남겼다. 클로드 루이 갈리앙(프랑스)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회장은 14일 "이번 대회가 성공적이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면서 "조정 경기장을 충주에 있는 시설을 활용한 것이나 선수촌을 대회가 끝난 뒤 아파트로 분양하는 것들은 칭찬할 만한 조치였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광주유니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창조와 미래의 빛, 세상과 소통하다(Sharing the Light)'를 주제로 열린 폐막식에서는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과 국악인 남상일, 재즈 보컬리스트 말로, 뮤지컬 배우 최정원 등이 행사를 빛냈다. 다음 대회는 오는 2017년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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