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은 13일 이달 17일 상임집행위원회에 이어 18일 오전11시 중앙집행위원회를 개최해 22일 열릴 예정인 전국노동자대회 준비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중집에서 전국노동자대화 조직화와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중집은 한노총 임원과 산별노조위원장, 지역본부 의장 등이 모여서 노총 내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의사결정기구다. 상집과 중집의 주된 의제는 노동자대회 점검이지만 노사정 대화 복귀 여부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노사정 대화 재개 여부를 놓고 한국노총 내부의 진통이 고조되고 있어 어떤 결론이 나올지 판단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부 강경파를 중심으로 노사정 대화 결렬의 주된 원인이었던 일반해고 지침, 취업규칙 변경 등의 사안이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는 만큼 노사정 대화를 재개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22일 조합원 3만여명이 참여하는 '노동시장 구조 개악 저지를 위한 전국노동자대회'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전국의 산하 조합원들을 모아 대규모 집회를 열어 정부의 일방적인 노동개혁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겠다는 것이 한노총의 전략인데 이 대회 전에 노사정위원회에 복귀하면 집회의 취지 자체가 무색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사정위 복귀 및 대화 재개를 결정하더라도 22일 열리는 노동자대회에서 한노총의 '세(勢)'를 과시한 뒤 복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이에 반해 원칙론에 매달려 노동개혁의 주도권을 정부에 빼앗겨서는 안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노사정 대화에 참여해 노동계의 이익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노총이 끝내 노사정 대화에 불참한다면 정부가 행정지침 등의 형태로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 등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18일 열리는 중집에서는 노사정 대화 복귀 여부를 둘러싼 한노총 내부의 의견 충돌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여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의 리더십과 조직원 설득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자리에서 노사정 대화 재개가 결정되면 한노총은 지난 4월8일 노사정 대화 결렬 후 4개월 만에 노사정위에 복귀하게 된다.
한편 청년 일자리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청년이만드는세상·청년이여는미래 등 청년단체들의 모임인 '임금피크제도입청년본부'는 이날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당과 노동계를 향해 "조건 없이 노사정위원회 협상에 복귀해 노동시장 개혁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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