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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총회 ‘북한인권’ 외교격전지 부상

남북 외교수장 ‘北인권회의’ 서, 전면전…美 핵.인권 ‘투트랙’ 접근…수위조절하며 대북압박 예상

오는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는 북한인권 문제를 둘러싼 외교적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유엔총회 기간 사상 최초로 열리는 북한인권 고위급회의에 한미 외교수장이 참석해 북한을 압박하고, 북한에서는 리수용 외무상이 나서 정면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인권 문제는 미국 대북정책에서 비중이 크지 않았지만, 올해초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가 나온 이후 국제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이례적으로 “북한의 강제노동수용소를 즉각 폐쇄해야 한다”고 공개 발언했고, 지난 4일에는 시드니 사일러 신임 6자회담 특사가 “북한 핵문제와 인권문제는 상호배타적이거나 모순적인 정책목표가 아니다”라고 말해 ‘투트랙’으로 가져갈 가능성을 시사했다.

우리 정부도 미국과 적극 공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 양국은 지난 9일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 직후 북한 인권개선을 위해 더욱 노력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 회의에 참석하는 윤병세 외교장관은 다른 국가 장관들에게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분명하고 단호한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박근혜 대통령은 24일로 예정된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평화 통일구상을 설명하면서 북한에 인권 개선을 촉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유엔총회에서 인권문제에 대한 조직적 반박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이번 유엔총회에서 COI 보고서 내용이 중점적으로 논의되고 대북 결의안이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리수용 외무상을 총회에 참석시켜 정면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리 외무상은 27일께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북한은 한국과 미국의 인권문제 제기를 ‘체제 전복기도’라고 비판하면서도 국제기구의 문제제기는 대화로 응한다는 ‘분리대응’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13일 조선인권연구협회 보고서를 발표해 북한의 인권보장제도 속에서 주민들의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가 충분히 보장돼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북한인권 문제가 전면에 부각될 경우 남북 및 북미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기 때문에 한국과 미국이 수위를 적절히 조절하면서 북한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것이라는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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