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1부(최승록 부장판사)는 미래에셋증권과 현대해상화재보험이 동양증권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반환 청구소송에서 “미래에셋에 23억원, 현대해상에 50억원을 돌려주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3일 밝혔다.
미래에셋 담당 직원은 지난 2010년 2월 캐나다왕립은행으로부터 위탁 받은 미국 달러화 선물스프레드 거래에서 매수주문을 내면서 주문가격을 원래 ‘0.80’이 아닌 ‘80’으로 잘못 입력했다. 그러자 순식간에 동양증권을 포함한 몇 개 사의 매도주문이 몰렸고, 이 과정에서 미래에셋은 120억원에 가까운 손실을 봤다. 미래에셋은 이후 매도주문을 낸 회사에게 “가격입력 착오”를 이유로 계약 무효를 요구했고, 다른 회사들은 수수료 등을 뺀 차익금을 돌려줬지만 동양증권이 이를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거래에 쓰이는) 단말기 화면에 뜨는 주문 내용, 거래 전날 종가 등 정황을 종합하면 동양증권 측은 거래가격 입력 착오를 알 수 있었다”며 “동양증권이 차액을 얻고자 15초 안에 33회의 매도주문을 낸 것은 민법상 ‘상대방이 악의로 착오를 이용한 경우’에 해당돼 취소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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