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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초월한… 한국차, 세계를 뒤흔들다
[그래픽 뉴스] 현대·기아차 해외판매 5000만대브리사 픽업 첫 수출후 38년만의 쾌거일자리·세수 증대 등 경제에도 큰 기여
맹준호기자 next@sed.co.kr
김광수기자 bright@sed.co.kr
20일 평택항에서 현대·기아차의 수출용 차량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다음달 해외 판매 5,000만대 돌파라는 대기록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제공=현대·기아차
현대ㆍ기아자동차가 '해외 누적판매 대수 5,000만대 달성'이라는 한국 자동차산업의 기념비적 성적표를 20일 공식 발표했다.
이날 현대ㆍ기아차는 지난해 말 누적판매량 4,830만대를 기록한 후 올 들어서도 한달 평균 60만대의 판매량을 보여 오는 3월 말이면 5,000만대 판매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975년 기아차가 '브리사 픽업' 10대를 카타르에 첫 수출하고 이듬해 현대차가 한국 최초의 고유 모델 '포니' 6대를 에콰도르에 수출한 후 40년이 채 지나기 전에 세운 대기록이다. 5,000만대는 현대차 '아반떼'를 한 줄로 세울 경우 지구를 5.7바퀴 돌 수 있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양이다.
이로써 한국은 미국ㆍ유럽ㆍ일본과 더불어 명실상부한 주요 자동차 수출국이자 세계적인 자동차 브랜드를 보유한 국가라는 지위를 더욱 확고히 하게 됐다. 특히 후발국으로서 자동차 선진국이 구축해놓은 기술과 자본의 진입장벽을 40년이 채 안 되는 시간에 완전히 깨뜨린 셈이어서 더욱 의미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ㆍ기아차가 첫 해외수출 이후 누적 해외판매 1,000만대를 돌파(2001년)할 때까지는 27년이 걸렸다. 그러나 이후 5년 만인 2006년 2,000만대를 넘기고 속도를 더해 2009년 3,000만대, 2011년에는 4,000만대를 돌파하고 현재 5,000만대 판매를 눈앞에 두고 있다.
현대ㆍ기아차의 이 같은 성과는 수출 드라이브와 해외 생산기지 건설이라는 투트랙 전략 때문에 가능했다. 지금까지 해외에서 판매한 자동차 가운데 3분의2가량인 3,147만대는 국내 공장에서 만들어 수출했고 나머지는 해외 공장에서 제작해 팔았다. 현대차는 현재 19개 차종을 185개 지역으로 수출하고 해외에서 18개 차종을 생산, 판매하고 있으며 기아차는 18개 모델을 166개 지역으로 수출하고 8개 차종을 해외에서 만들어 팔고 있다.
이 같은 해외판매 성과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2002년부터 주도한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건설 드라이브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해외생산은 무역장복을 극복하고 시장별 맞춤형 차량을 생산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그 결과 현대ㆍ기아차는 현재 미국과 유럽 각각 연산 60만대, 중국 144만대, 인도 60만대, 러시아 20만대, 브라질 15만대, 터키 10만대 등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에서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국민경제 측면에서도 자동차 산업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먼저 수출의 경우 지난해 자동차 산업은 완성차와 부품을 더해 한국 전체 수출의 13.1%에 해당하는 718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한국의 전체 수출은 2011년 대비 1.3% 감소했지만 완성차와 자동차부품은 각각 4.1%, 6.5%씩 늘리며 구원투수 노릇을 완벽하게 해냈다.
무역수지는 617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한국의 전체 무역수지가 285억달러 흑자인 점을 감안하면 자동차 산업이 한국의 흑자를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오랜 부품 국산화 전략을 통해 자동차는 90%가 넘는 부품 국산화율을 기록하고 있어 같은 수출이라도 질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자동차 산업의 경우 2010년 기준 175만명을 직간접 고용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현대ㆍ기아차의 1차 협력업체에서만 신규 일자리가 1만5,000개나 나오는 등 고용에도 기여하고 있다. 한시도 연구개발(R&D)과 시설개선을 멈출 수 없는 자동차 산업의 특성상 투자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세수에서도 전체 세수 238조원(2011년 기준)의 16%인 38조1,830억원이 자동차 산업에서 나왔다.
그러나 현대ㆍ기아차를 비롯한 국내 자동차 업계는 앞으로 본격적인 도전을 받게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전후방 연관효과가 큰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려는 각국의 의도가 분명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은 무역분쟁을 본격화하려 하고 일본은 통화정책을 통해 자동차 산업 부활을 지원하고 있다. 유럽 역시 지난해 프랑스를 시작으로 한국차에 대한 견제수위를 높이고 있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이번 해외판매 5,000만대 기록을 기업의 성과가 아닌 한국 자동차 산업 전체가 노력한 결과로 봐달라"면서 "차 산업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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