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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삶은 노력의 산물이 아닌 주어진 선물

■ 생명의 윤리를 말하다 (마이클 샌델 지음, 동녘 펴냄)


올해 한국 서점가에 돌풍을 일으킨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이 이번에는 유전공학 시대의 윤리라는 주제를 들고 찾아왔다. 이 책은 정치철학자 마이클 샌델이 지난 2007년 출간한 'The Case against Perfection'을 번역한 책으로, 여기서 '완벽함(Perfection)'은 인간이 유전공학 기술을 이용해 완벽해지려는 것을 말한다. 샌델 교수는 유전학적으로 완벽해지려는 인간의 욕망은 무한경쟁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과도한 불안이 만들어낸 환상일 뿐이라고 경고한다.

이 책은 샌델 교수가 부시 대통령 재임 시절 대통령생명윤리위원회에 참여했던 경험과 하버드대 학부 및 대학원, 그리고 로스쿨에서 '윤리와 생명공학'이라는 주제로 강의한 내용을 담고 있다. 샌델은 일종의 우생학을 통해 우월한 인간이 되려는 인간의 충동에 대한 반론을 재치 있는 비유와 탄탄한 논리, 소크라테스적 대화법,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흡인력으로 풀어 나간다. 우리가 일상에서 느끼는 도덕적ㆍ윤리적 딜레마와 인간 복제, 유전자 선택 등 유전공학 시대에 닥쳐올 윤리적 문제들을 쉽게 풀었다는 점에서 '다음 세대를 위한 윤리학'이라고 할 만하다.

특히 이 책에서 샌델은 우리에게 주어진 생명은 '선물로 주어진 것'이라는 '선물로 보는 윤리(the ethics of giftedness)'를 주장한다. 나의 삶은 나의 노력으로 이뤄진 게 아니라 주어진 선물이라고 인식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생명을 경쟁이 아닌 선물로 바라보는 샌델은 '유전학적 완벽함'이 아닌 '인간에게 주어진 부족함'도 귀중하게 여길 줄 아는 대안적 생명윤리 정신을 설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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