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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 미국의 새 국방전략과 유럽

지난 5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상군 병력을 감축하고 전략적 중심축을 아시아 지역으로 옮기는 것을 골자로 하는 새로운 국방전략을 밝혔다. 이는 미국의 중요한 정책적 변화이다. 미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유능한 군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펜타곤의 국방 예산은 미국 다음으로 많은 국방 예산을 쓰고 있는 10개국을 합친 것보다 많다.

하지만 이제 미국은 심각한 예산 압박으로 정책 방향을 수정하고 있다. 미국은 향후 10년간 최소 4,870억달러에 달하는 국방 예산을 줄일 것이다. 이로 인해 미 육군과 해병대 병력이 줄어들 것이다. 또한 미국은 아시아 지역에서 영향력을 키워가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아시아 지역에 보다 집중할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의 국방 예산 삭감은 옳은 방향이다. 경제 위기는 서구 국가들의 안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른 예산과 마찬가지로 국방 예산도 재정적 신뢰성을 회복하기 위해 삭감돼야 한다. 미국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였던 전쟁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미국은 공군력과 특공대, 무인비행기인 드론을 활용할 수 있는 보다 영리한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미국 국방정책의 변화는 유럽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럽은 자신들의 방위 능력에 대해 보다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지난 반세기 동안 유럽은 안보 위기가 발생할 경우 미국이 언제든지 달려올 것으로 기대했다. 이제 이 같은 가정은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 지난해 리비아 내전 과정에서도 미국은 유럽이 그들 뒷마당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기를 기대했다.



유럽 앞에는 많은 문제들이 산재해 있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국방비를 대폭 삭감하고 있으며 유럽 국가들은 아직까지 군사력을 효율적으로 배치하지 못하고 있다. 필립 해먼드 영국 국방장관은 최근 "너무 많은 나라들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ㆍNATO)에 대한 재정적 책임을 줄이고 있으며, 그들의 역량에 비례하는 적절한 책임을 지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앞으로 몇 달 동안은 유럽이 이 같은 환경 변화를 견딜 수 있는지 시험할 수 있는 장이 될 것이다. 영국과 프랑스는 올해 정상회담에서 유로존 위기로 인해 야기된 상호 간 갈등이 양국 간의 상호 방위 협력 기반을 약화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반드시 증명해야 한다.

하지만 진정한 시험 무대는 오는 5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기로 예정된 나토 정상회담이다. 유럽 국가들은 보다 영리한 방위 전략을 수립하고 동맹군의 역량을 보존하기 위해 효율적으로 자신들의 자산을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 나토 회원국들은 지금 당장 이러한 변화를 논의할 장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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