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라이(薄熙來) 전 중국 충칭시 서기의 낙마와 맞물려 그의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 ㆍ사진)의 과거 행적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구카이라이와 함께 미국 내 중국 기업들의 변론을 맡았던 변호사 에드워드 바이린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1997년 구카이라이가 미국에 왔을 때 명석한 두뇌와 매력ㆍ미모에 깜짝 놀랐다"며 "중국의 재키 케네디(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같았다고 회고했다"고 보도했다.
1997년 미국 업체들은 영업기밀 도용과 사기 등 혐의로 중국 기업들을 고소했고 중국 기업들은 미 연방법원으로부터 1심 패소판결을 받았다. 이에 중국 기업들의 변호인단을 이끌던 구카이라이는 직접 미국으로 건너와 소송을 진두 지휘했고 상급심에서 판결을 뒤집었다.
바이린 변호사는 "과거에 맡았던 소송 가운데 가장 극적인 사례였다"며 "그는 매우 날카로웠고 영어도 능통했다"고 말했다. 구카이라이는 미국 법원에서 승소한 이듬해에 '미국 소송에서 이기는 법'이라는 책을 내고 자신을 중국의 국익보호에 뛰어든 '도전적이고 두려움 없는 변호사'로 묘사했다. 이 책의 내용은 중국 TV에서 드라마로 제작됐고 구카이라이는 일약 스타덤에 오르기도 했다.
WSJ는 "함께 사업관계에 있었던 사람들은 구카이라이가 지식이 풍부하고 추진력이 뛰어나며 자기과시욕이 강하다는 점에서 남편 보시라이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보 전 서기는 지난달 해임 직전 인민대회장에서 마지막으로 가진 기자회견에서 구카이라이가 20년 전 변호사 생활을 그만뒀으며 이후에는 가정주부로서 내조에 전념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WSJ는 보 전 서기의 주장과 달리 구카이라이가 최근 20년간 중국과 미국ㆍ영국 등에서 변호사로 왕성하게 활동해왔다고 밝혔다.
한편 구카이라이는 최근 측근들의 배신과 남편과의 관계악화 등으로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그의 행방은 파악되지 않는다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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