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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 메인요리 라면 산문은 디저트 같아요"
입력2011-07-21 17:20:02
수정
2011.07.21 17:20:02
첫 산문집 '생각의 일요일들' 펴낸 작가 은희경
"데뷔작인데 이렇게 와 주셔서 감사해요"
소설가 은희경(52ㆍ사진)은 갓 등단한 작가처럼 다소 들떠 있었다. 산문집을 펴낸 건 처음이라 '데뷔작'이라며 신인작가를 찾아와 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은 작가는 등단 이후 펴낸 첫 산문집 '생각의 일요일들'의 출간을 기념해 21일 삼청동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를 갖고 "힘들게 산을 올라가서 다소 격양된 기분으로 경치를 내려다보면서 하는 말을 담은 느낌"이라고 책을 설명했다.
'생각의 일요일들'은 그가 지난해 소설 '소년을 위로해줘'를 인터넷에 연재하는 과정에서 독자들에게 쓴 편지를 모은 것이다. 7개월간 소설을 인터넷에 연재하며 매일 '답글'이라는 이름으로 편지를 써 내려갔고 그렇게 쓴 글이 120 편이나 쌓였다.
"제 소설을 읽은 사람들을 만나면 저에게 소설과 다른 느낌이라고 말해요. 소설은 냉정하고 예민한데 실제론 그렇지 않으니깐요. 아마 이 책을 읽으면 앞으로는 책의 모습과 똑같다고 할 것 같아요."
책은 작가의 중얼거림을 그대로 옮긴 듯 자유로운 동시에 그가 평소에 작가로서 안고 있는 고민이 그대로 묻어난다. '잘생긴 남자들에게 부탁하건대/ 어렵지 않다면/ 누구에게든 가끔 눈길을 던져주세요./ 음, 도움이 된답니다. 하하하.'와 같은 글에서는 '인간 은희경'의 모습이, '시간이 흘러가면서 내 소설의 주인공들도 조금씩 변하는 것 같아요. 인물의 진화라고나 할까요'라는 글에서는 작품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담겨있다.
연재 틈틈이 쓴 글을 모았지만 산문집이 아니라 일기장을 공개하는 것 같은 느낌도 있었다는 그는 "처음에는 이왕 공개하는 마당이니 많이 봤으면 하는 마음과 제발 안 봐줬으면 하는 마음이 공존했지만 이젠'내가 원래 이런 사람인데'싶어 마음이 괜찮다"고 했다.
책에는 그가 독자들에게 쓴 120편의 편지 외에 자신의 트위터에 기록한 글들도 한데 담았다. 트위터 글에 대해 그는 "밤에 혼자 일하다가 글을 올리면 누군가가 이 시간에 깨어 이 글을 본다는 게 나를 덜 외롭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또 이 책에는 '독자와의 대화'시간에 꼭 듣는 질문인 '스트레스 해소법'이나 '작업 시간' 등 '작가 생활'에 대한 답도 들어있다며 "이 책은 궁극적으로 소설 쓰기에 대한 책"이라고 설명했다.
"전 소설을 쓸 때 너무 힘들게 쓰거든요. 그래서 메인 요리를 힘들게 만들고 나서 달콤한 디저트를 만드는 것 같은 기분으로 이 글을 썼어요. 제가 이런 방식으로도 글을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서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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