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른바 '빅5' 대학병원 중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의 전공의들이 24일부터 예정된 2차 휴진에 동참하기로 했다.
서울대병원 전공의들은 11일 실시한 2차 휴진 참여 찬반투표에서 본원과 분당서울대병원 등 병원 소속 전공의 1,021명 가운데 944명이 참여해 찬성 845표(89.5%)로 대한의사협회의 '의료제도 바로 세우기 투쟁'에 참여할 것을 결의했다.
서울대병원 전공의 측은 "의사협회의 대정부 요구사항인 원격진료 입법 반대, 의료영리화 정책 반대, 건강보험제도 개혁 및 의료제도 정상화를 위한 요구를 지지한다"며 "의사의 전문가적 양심에 따른 진료를 보장 받고 의료정책의 결정에 전문가의 의견이 존중 받는 의료환경 변화의 초석이 세워질 때까지 투쟁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아산병원 전공의들도 같은 날 실시한 온라인 투표에 투표 대상 인원 3분의2 이상이 참여해 과반을 웃도는 찬성률을 보이며 2차 휴진 동참을 결정했다.
1차 집단휴진 때부터 참여했던 세브란스병원과 서울성모병원도 2차 휴진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24일 집단휴진이 현실화되면 2000년 의약분업 당시에 버금가는 의료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전공의들이 집단휴진을 장기화하면 병원의 진료와 수술 공백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 응급실과 중환자실은 사실상 마비될 수도 있어 의료대란을 피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대한의사협회와 적극적으로 대화해 2차 집단휴진을 막겠다'는 의지를 내보이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이날 의협 집단휴진 관련 담화문에서 "20일까지 대화를 통해 국민들의 건강을 위해 어떤 것이 최선인지, 의협이 무엇을 원하는지 논의하고 결과를 국민들께 밝힐 것"이라며 "의협은 하루빨리 집단휴진을 철회하고 대화에 나서 국민의 불안을 없애기 바란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또 "원격의료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것으로 동네의원이 고사하거나 대면진료가 위축되지 않는다"며 "국회 입법 과정에서 시범사업을 통해 검증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의협이 요구해온 원격의료의 '선(先) 시범사업 후(後) 입법'을 받아들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노환규 의협회장이 여러 차례 정부와 대화하고 싶다고 밝힌데다 원격의료에 대해 정부가 한발 물러선 만큼 의·정 갈등이 대화로 해결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집단휴진은 정부나 의협 누구도 원하지 않는 만큼 이를 막자는 공통의 인식에서 대화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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