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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이머징 마켓'은 장밋빛?

펀드를 통한 이머징마켓 투자가 유행이다. 브릭스를 비롯해 동남아시아ㆍ동유럽에서 이제는 중동ㆍ아프리카까지 투자처가 넓어졌다. 세계지도를 펼쳐놓고 보면 투자 대상이 아닌 곳을 찾기가 힘들 정도다. 특히 원자재 국제 가격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투자처로서의 이들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졌다. 풍부한 천연자원과 노동력을 앞세워 높은 경제성장을 이어가는 모습이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이머징마켓과 관련된 펀드 상품 설명서를 살펴보면 장밋빛 일색이다. 석유ㆍ텅스텐ㆍ구리ㆍ니켈ㆍ금ㆍ옥수수 등 글로벌 원자재 시장에서 가격이 날로 치솟고 있는 각종 천연자원이 넘쳐난다. 또 높은 인구증가율 덕분에 젊고 값싼 노동력이 지속적으로 공급된다. 상품 광고에 등장하는 홍보문구를 보면 지금 당장이라도 대박이 터질 듯한 분위기다. 물론 이머징마켓의 성장세를 부인할 수는 없다. 올해 전세계 경제성장에 있어 이머징마켓의 기여도가 80% 수준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머징마켓은 과거와 달리 미국발 악재의 완충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도 받고 있다. 그러나 취재 중 만난 이머징마켓 현지 관계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일부 이머징마켓의 경우 자원매장량은 많으나 실제 개발로 이어지기까지는 앞으로는 수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증시 관심도도 낮다. 오랫동안 증시의 흐름을 지켜봐온 증시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이머징마켓의 리스크’를 좀더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해당 국가들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선진국에 비해 정치ㆍ경제ㆍ사회 제반 분야의 시스템이 미흡해 내부에서 한가지 문제가 터졌을 경우 손도 댈 수 없을 만큼 무너질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투자자들은 투자열기가 높을수록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또 투자자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간접투자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운용ㆍ판매사들은 환상적인 수치만 강조하지 말고 리스크 설명에 더욱 정성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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