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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개발협력과 젠더

김양희 코이카 공공행정팀 젠더 전문관


지난 8일 우리는 다시 '3·8 여성의 날'을 맞았다. 여성의 날은 사회·경제·문화는 물론 다른 모든 환경에서 여성의 인권과 지위를 되새기게 만드는 각성의 기능이 있는 듯하다.

젠더 전문관으로 일하면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 중 하나는 '개발협력은 모두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것인데 구태여 여성에 대해 논할 필요가 있는가'라는 것이다. 개발협력은 개도국의 국가적 역량뿐 아니라 해당 국가 여성과 남성 모두의 생활환경 개선, 역량강화, 경제 및 사회적 자립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오랫동안 계속돼온 개도국의 가부장적인 사회질서로 인해 이러한 비전과 혜택이 성별 구분없이 고루 분배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코이카는 개도국 여성 역량강화와 성평등 달성에 기여하기 위해 '성주류화(gendermainstreaming)' 전략을 채택하고 그 일환으로 '성평등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성평등 시범사업은 코이카 사업 가운데 보건·식수·공공행정·산업에너지·교육 분야에서 2012년에 15건, 2013년에 9건 등 총 25건이 지정됐다. 이들 성평등 시범사업에는 사전조사단계에서 젠더 전문가가 개입해 성별형평성 조사 등 성 분석 실시, 성별 형평성에 따른 사업요소 반영, 초청연수생 중 여성 비율 30% 권고, 연수생 대상 '젠더와 개발'강의 실시 등이 적용된다. 일례로 성 주류화 전략으로 제시한 '여성 연수생 비율 30%' 권고에 따라 매년 해외초청연수 참가자 가운데 여성 비율이 31-34%에 이른다.



이밖에 유엔개발계획(UNDP), 국제연합아동기금(UNICEF) 등 국제기구들과 협력해 모자보건, HIV 예방, 면역강화, 누관치료, 직업능력개발 등의 분야에서 여성 및 아동을 대상으로 협력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 외교부와 UNDP는 2013년 9월 '성평등 및 여성 권한 강화 MOU'를 체결, 성평등 분야 사업발굴 및 시행을 위한 양자 간 포괄적 협력기반 마련에 동의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부터 UNDP와 협력해 여성관련 협력사업을 발굴, 실시할 예정이다.

국제적으로는 2010년부터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산하 젠더넷(GENDERNET)에 매년 참여하면서 젠더사업을 위한 국제협력을 강화하고 있고 민관협력사업 선정심사시 젠더·취약계층·환경·인권 등 범분야 이슈에 대한 고려 여부를 심사하고 있다. 이런 활동들이 성과를 거둬 내년 여성의 날은 더욱 뜻깊은 날이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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