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위기가 전 세계 주식시장을 강타하면서 주요 증시의 평균 주식 가격이 현저히 낮아져 저가 매수의 기회가 도래한 것으로 분석됐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주식시장이 기록적인 폭락세를 나타내면서 전 세계 시장 주가가 '저가 세일' 상태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 30일 전세계 시장의 12개월 예상순익기준 PER은 10.3배를 기록하며 1970년대 평균인 11.4배를 하회했다. 2000년대 이후 평균 PER도 지난 몇 달 동안의 하락세로 인해 90년대 평균 PER를 하회하며 1995년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70년대 이후 계속돼 온 PER 성장 곡선도 이로 인해 꺾였다. 폭락세는 신흥시장이 더 컸다. 지난해 9월말 25배에 달했던 인도시장 주식가치는 최근 10배로 낮아졌고 중국 A주는 27배에서 9배로 축소됐다. 13배 수준에서 거래됐던 러시아 주가는 4.4배로 추락했다. 보스턴 아카디안 자산운용사의 로널드 프래셔 공동 투자책임자는 "세계 경제가 대공황 상태로 치닫지 않는다면 모든 주식이 싸다고 볼 수 있는데 공황에 다다를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투자자들이 저평가 국면인 한국과 대만, 브라질 주식에 특히 관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6년만의 최저치로 하락했던 일본 시장도 흥미롭다는 설명이다. 지난 2000년대 80배를 넘어섰던 일본 시장의 PER은 최근 11.5배로 추락했다. 신문은 이어 주가 폭락의 가장 큰 요인이 기업 이익의 하락 전망 때문이었지만 이미 온갖 악재가 쏟아져 나와 투자자들을 놀라게 할 소식이 이제 바닥난 상태라고 평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 1990~2000년대 침체기 중 13~14%선에서 형성되던 글로벌 자기자본이익률(ROE)은 8%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는 10%포인트 가량 ROE가 하락할 경우 글로벌 이익이 40~50% 떨어져야 함을 의미하는데, 이 같은 ROE 하락세는 이미 나타났다. 하산 테브픽 런던 시티그룹의 주식 전략가는 "기업 이익이 나빠지고 있지만 이는 현 주가에 이미 반영됐다"며 "장기 투자자로 변동성을 감내할 자신이 있다면 진지하게 주식시장에 대해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권했다. 주식 시가배당률도 국채 수익률보다 높아지고 있어 주목된다. 유럽에서는 올해 주식 배당수익률이 5.2%를 기록하며 10년물 국채 수익률(3.99%), 기준 금리(3.75%)를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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