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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클릭] 트란스니스트리아


푸틴의 러시아가 크림에 이어 제 2의 타깃으로 겨냥하고 있다는 땅, 트란스니스트리아. 루마니아어로 강 너머 편을 의미한다. 몰도바공화국 드네스트르 강 동쪽에서 우크라이나 사이에 띠 모양으로 우리 충청남도의 절반 정도인 면적 4,163㎞의 작은 나라지만 예부터 숱한 침략에 시달렸다. 토지가 비옥해 농산물이 풍부한 데다 강을 통해 흑해로의 진입이 용이했으니 크고 작은 주변국마다 몇 번씩 찝쩍거렸다. 주인도 숱하게 바뀌었다.

△루마니아와 헝가리·리투아니아·오스만튀르크·러시아를 거친 이 땅은 20세기 들어서도 여러 나라의 손을 탔다. 1924년에는 소비에트 우크라이나에 속했다가 1940년에는 소비에트 몰도바 자치공화국이 됐으나 곧 이은 독일군의 소련 침공과 함께 1941년부터 1944년까지는 루마니아 왕국의 통치를 받았다. 2차 세계대전 처리 과정에서 소비에트 연방에 포함되는 지도가 그려졌으나 구소련 해체 이후 국가로서 정체성은 다시금 요동쳤다.

△탈냉전의 분위기 속에서 강 동쪽의 몰도바가 독립을 추진하는 와중에 이 지역은 소비에트 자치 공화국으로 소련에 잔류를 희망했다. 몰도바가 1991년 8월 독립하면서 같은 해 11월 트란스니스트리아 몰도바공화국(PMR)으로 독립을 선언했으나 국제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992년에는 몰도바인과 같은 민족인 루마니아에의 피병합을 우려해 5개월간 전쟁도 치렀다. 당시 5,000명 병력 중에 1,500명이 사망해 몰도바와는 감정의 골이 깊다.



△ 제정 러시아시대부터 이어진 유입으로 러시아계 인구가 30.4%로 몰도바의 다른 지역(5.9%)에 비해 월등히 높다. 지난 2006년 주민투표에서는 97%가 러시아 편입을 찬성했다. 거대한 러시아의 팽창적 민족주의가 찍은 작은 점의 어떤 운명을 맞을까. 큰 전쟁은 작은 지역분쟁에서 비롯된다. 1차 세계대전도 발칸의 작은 땅 세르비아에서 시작됐다. 신냉전의 기류가 심상찮다. 트란스니스트리아가 화약고가 되지 않기를 희망한다./온종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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