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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나는 형제다'-"테러리스트 형제의 폭탄은 내 안의 것이기도"

'나는 형제다' 제작발표회

고연옥 작가 "우리 사회 많은 사람,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 안고 살아가-형제 통해 우리의 얼굴 보여주고파"

2013년 보스턴 마라톤 대회 폭탄 테러 사건서 모티브

20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서울시극단의 연극 ‘나는 형제다’ 제작발표회에서 고연옥(왼쪽) 작가와 김광보 연출이 작품 설명을 하고 있다./사진=세종문화회관

20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서울시극단의 연극 ‘나는 형제다’ 제작발표회에서 주연 배우 이승주(오른쪽), 장석환이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사진=세종문화회관

“테러리스트 형제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 사회의 많은 사람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을 안고 살아가고 있어요.”

내달 4일 개막하는 서울시극단의 연극 ‘나는 형제다’는 인생의 실패를 통해 서서히 테러리스트로 변해가는 형제의 비극을 그린 작품이다. 지난 2013년 4월 체첸 이민자 출신의 형제가 미국 보스턴 마라톤 대회 결승점에서 압력솥 폭탄을 터뜨린 실화를 모티브로 한 고연옥 작가의 신작이다. 고 작가는 20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연극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미국 사회에서 실패를 겪고 분노를 느낀 형제의 모습은 우리 사회의 젊은이를 비롯한 수많은 사람으로 연결된다”며 “눈에 보이는 폭탄뿐만 아니라 폭력과 무시, 배척 같은 ‘보이지 않는 폭탄’을 마주하는 등장인물을 통해 우리의 얼굴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연극은 실화 속 비극의 폭발 공간인 ‘마라톤 대회 결승점’을 영화관으로 바꾸었다. 작품의 무대는 영화관으로 모든 장면이 스크린 안과 밖으로 나뉘어 전개된다. 이 같은 무대 설정에 대해 고 작가는 “형제의 어린 시절과 성장 과정을 일화로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단편영화를 연결한 것 같은 형식으로 보여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며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 한 번에 모일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해 영화관을 무대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김광보 연출이 서울시극단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뒤 내놓는 첫 작품이자 김광보-고연옥 콤비가 4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김 예술감독은 “연출자인 내가 이 단체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역시 작품으로 보여주는 것뿐이라고 생각한다”며 “그 시작으로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고 작가의 작품을 선택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10년 넘게 협업하며 17편의 작품을 함께 한 사이다.

주인공 형 역엔 이승주, 동생 역엔 장석환이 캐스팅됐고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이창직, 강신구, 주성환 등 서울시극단 단원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9월 4~20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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