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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11월 30일] 가격 인하는 정답이 아니다

우리 회사는 인터넷에서 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웹서비스 회사다. 기존 관점으로 본다면 여행사의 외형을 갖고 있는 게 분명하지만 지난 2년간 이 사업을 하며 느낀 결론은 우리는 '온라인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고객을 받아들이는 전략과 방법이 기존 오프라인 여행사들의 방식으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 재미난(?) 온라인 사업을 하면서 확인한 것들이란 이렇다. 좋은 정보에 의해 구매 상품이 결정된다든가(파워블로거), 사통팔달한 네트워크의 힘에 따라 소비자가 몰려들고 흩어진다든가(웹2.0), 손가락으로 하는 클릭 한번으로 상품 가격 정보가 쏟아져 나온다든가 하는 점 등이다. 무릇 거래가 있는 곳에는 가격비교가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공급자는 저가 판매의 유혹에 빠진다. 경쟁업체보다 싸게 판다는데 누가 사지 않을까 생각한다. 실제로 가격을 내리면 방문자수ㆍ페이지뷰가 늘어나는 것은 맞다. 그런데 우리 회사의 올 여름 성수기 시장 매출을 분석하면서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회사는 지난 7월 초부터 3가지 가격할인 이벤트를 실시하면서 모두 중복 적용할 수 있도록 해 고객은 3~5%까지 할인 받을 수 있었다. 겉으로 드러난 결과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이상 성장했다. 그런데 이 성장을 위해 고객에게 제공한 할인액을 뽑아봤더니 실제 고객들이 할인 받은 금액은 평균 2%를 넘지 않았다. 고객마다 사정상 이벤트를 모두 적용 받을 수 없다고 하더라도 예상했던 할인 총액의 절반도 쓰지 않았다는 것은 예상 밖이었다. 이유는 뭘까. 우리의 결론은 가격만 보고 선택하는 것은 '똑똑한' 소비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가격은 선택의 여러 요소 중 하나일 뿐이다. 이것은 '마케팅 4P(PriceㆍProductㆍPromotionㆍPlace) 믹스 전략'과 일치한다. 고객이 똑똑하다면 제품의 질을 따질 것이고 어디서, 어떻게, 누가 판매하는지도 같이 살펴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온라인 비즈니스는 더더욱 신뢰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본다. 신뢰라는 기반 위에 좋은 가격과 질 좋은 상품을 얹어야 하는 것이다. 모든 요소를 고려하는 '똑똑한' 소비자들 사이에서 가격 하나만 들이대는 '단순한' 판매자에게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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