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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3중고에 시름

눈덩이 미분양…원자재값 상승…유가 폭등…<br>일부사업장 중장비 가동 중단으로 공사 못해<br>원가 상승분, 분양가에 반영도 쉽지않아 한숨


건설업계가 아파트 미분양과 원자재 가격 상승, 유가 상승의 3중고에 시달리는 등 사면초가에 내몰렸다. 특히 일부 사업장의 경우 운반비 인상 요구 등으로 공사가 전면 중단되는 등 마찰음이 일고 있어 건설사들의 부담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인천경제자유구역 영종도 하늘도시는 지난달 23일 경유 가격 폭등으로 덤프트럭은 물론 중장비 가동이 전면 중지된 후 지금까지 공사 재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건설업체의 경우 유류비를 부담하게 되면 사업비 규모가 당초 계획보다 늘어나고, 유류비 부담 없이는 덤프트럭과 중장비 가동이 불가능해 타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파트 건설을 위한 레미콘 차량의 파업 참가 우려 외에도 토목공사 현장의 위기감은 더욱 크다”며 “토목사업의 특성상 중장비 없이는 공사를 진행할 수 없어 중장비 기계의 유가 상승 부담은 건설사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건설사들에는 유가 상승 외에도 철근 등 원자재 가격 상승과 미분양 아파트의 증가 추세도 부담이다. 국토부가 공식 발표한 전국의 미분양 주택이 13만가구를 넘어서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분양가에 포함시키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분양가가 높으면 자칫 미분양으로 연결돼 오히려 건설사들에는 현금사정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 난처한 상황이다. 철근의 경우 현재 톤당 102만원(국내산)까지 오른 가운데 지난 1년 동안 철근 원재료인 철스크랩 가격은 126% 상승하고 철근 가격 상승률도 76%에 달해 이미 분양을 마친 사업장에서는 수익성 확보도 어려운 형편이다. 한 건설업체의 관계자는 “오는 9월 서울 지역에서 분양을 앞두고 있지만 3.3㎡당 2,000만원 수준에서 분양을 실시할 계획”이라면서도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3.3㎡당 2,000만원일 경우 110㎡형이 곧바로 종부세 대상 아파트로 분류돼 미분양으로 번질 수 있고 분양가격을 낮추면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어 분양가격 책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건설업체의 이 같은 어려움이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반 소비재의 경우 원가 상승분을 곧바로 제품가격에 반영할 수 있지만 미분양이 확산되고 있어 건설업체들이 원가 상승분을 분양가격에 전가시킬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두성규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방 미분양 여파가 수도권으로 북상하고 있어 정부 차원의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현재의 미분양 추세는 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유가와 물가 상승 등으로 부동산 투자 심리가 악화될 것으로 보여 건설사들의 부담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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