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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글로벌경제를 말한다] 리우징 청쿵 상학원 부총장

"亞경제통합 주도 나선 中, 주변국과 '이익 균형' 모색해야"


미·중 경쟁하면서도 협력관계… 한중FTA 中엔 정치적 의미 커

한국 중간자 역할로 수혜 가능

中 투자·소비·수출 모두 부진… 올 7% 성장이 상한선 될 것

부채급증은 통제가능한 수준


"거대 경제권을 유지하기 위해 중국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주변국과의 경제통합을 추진할 수밖에 없고 기존 질서와의 충돌은 불가피합니다. 중국은 이 과정에서 나오는 반작용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리우징(劉勁·사진) 청쿵(長江)상학원(CKGSB) 부총장은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아시아 경제통합 추진은 선택이 아닌 '흐름'이라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 발표를 앞두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리우 부총장과 지난해 12월19일 베이징 왕푸징 CKGSB 캠퍼스 등에서 두 차례 만났다. 재무학자이면서 중국 정부의 금융개혁과 통상전략에 대한 조언가 그룹 중 한 명인 리우 부총장은 인터뷰 내내 '이익의 균형'을 강조했다. 주요2개국(G2)의 경제통합 경쟁으로 신흥국들이 선택을 해야 한다면 한쪽에 치우쳐 치열한 경쟁구도를 만들기보다는 균형점을 찾아 협력의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리우 부총장은 "중국 역시 세계 경제의 안정을 위해 미국은 물론 일본과도 협력을 할 수 있는 모델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년 중국 경제에 대한 리우 부총장의 전망은 다소 우울했다. 중국 정부가 7% 초반을 성장률 목표로 설정하겠지만 투자·소비·수출이 모두 안 좋은 상황에서 7%는 상한선이 될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리우 부총장은 "성장률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시진핑 정부의 초심을 지켜야 한다"며 "눈앞에 닥친 성장률 둔화에 경제개혁을 등한시한다면 중국 경제는 조만간 저성장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15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7%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중국 경제성장률의 공식 예측은 7% 정도다. 하지만 지금 중국의 경제상황으로 볼 때는 7%도 어렵다. 7%는 내년 중국 경제의 상한선 정도로 보면 된다.

-급증하는 부채는 중국 경제의 아킬레스건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채는 실제 그렇게 우려할 만한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중국의 부채는 주로 투자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경제발전의 삼두마차를 꼽으라면 투자·소비·수출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중국의 가장 큰 고민은 수출 둔화다. 외부시장 자체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가 기대하는 내수소비의 성장은 갑갑할 정도로 느리게 변하는 만큼 일정 수준의 성장을 위해서는 투자를 통한 대외수출을 확대해야 한다. 투자가 늘어난다면 부채는 또 늘어나게 된다. 하지만 전체적인 수준으로 볼 때 중국의 부채상황은 다른 나라에 비해 그렇게 나쁜 것은 아니다. (정부가) 충분히 통제 가능한 수준이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의 제재와 유가 하락으로 러시아의 경제가 좋지 않다. 루블화의 가치 하락이 중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중국과 러시아는 서로 굉장히 큰 무역 파트너다. 루블화의 가치 하락이 중국 경제에 미친 직접적인 영향은 러시아에 대한 수출일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외화호환협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러시아가 중국에 수출을 하면 달러 필요 없이 위안화로 결제된다. 따라서 루블화 환율 등락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 하지만 루블화의 가치 하락은 경제 문제가 아닌 정치 문제다. 정치 문제가 해결된다면 루블화 가치 하락으로 인한 영향은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다. 변수는 이러한 정치적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아직 아무도 해법을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발효를 중국이 서두르고 있다.

△중국 정부가 한중 FTA를 정치적 관점에서 바라보기 때문이다.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은 중국을 거대 경제권 밖으로 밀어내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TPP 밖으로 밀려나는 것은 중국이 원치 않는 것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경제적 의사소통 창구를 유지하는 한편 주변 국가와의 무역협상도 필요하다. 중국의 입장에서 한중 FTA는 미국의 TPP가 성공한다고 해도 중국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어기제로 볼 수 있다.

-한중 FTA가 중국의 통상전략에 변화를 주고 있나.

△중국에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아시아의 모든 국가를 하나의 무역협정으로 묶는 것이다. 예를 들어 중국이 TPP에 속하거나, TPP와 유사한 다른 경제영역에 속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실제로 실현되기 어렵다. 미국이 중국의 시나리오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고 방해할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중국은 한중 FTA 같은 양자 무역협정으로 통상전략을 변화시키고 있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은 중국의 중요한 무역 파트너이자 미국을 견제할 수 있는 수단이다. 중국 정부는 한국과 장기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기를 원한다. 한국은 일본과 달라서 중국과 정치적인 문제가 없다. 최근 한국이 위안화 해외시장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은 위안화 국제화를 노리는 중국 정부에 한국이 좋은 협력파트너라는 것을 보여준다.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 일대일로(一帶一路) 등은 중국이 아시아 경제통합의 주도권을 갖기 위한 방안이 아닌가.

△아시아 경제통합은 중국의 국가이익에 꼭 필요하다. 거대경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중국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경제통합을 주도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미국과의 충돌은 일정 부분 불가피하다. 미국은 전 세계의 자원과 시장이 모두 미국 것이기를 바라고 있지만 영역별로 그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 아시아의 경우도 규모의 경제를 형성하고 있는 중국이 미국 혼자 리더 위치를 차지하는 것을 두고 보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과거부터 '세계 문제가 곧 미국의 문제(Global problem is my problem)'라고 얘기했고 중국은 '세계 문제는 중국의 문제가 아니다(Global problem is not my problem)'라고 말했지만 글로벌 경제질서는 중국을 더 이상 내향적인 채로 내버려두지 않고 있다. 지금은 '세계의 문제가 곧 중국의 문제(Global problem is China problem)'이다.

-또 다른 경제통합인 한중일 FTA의 전망은 어떤가.



△중국과 일본의 정치적 난제가 풀리지 않는다면 한중일 FTA는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일본은 아시아 경제의 리더 자리를 되찾고 싶어 한다. 1970~1980년대 일본이 주창했던 기러기 경제론을 다시 꺼내고 있다. 이는 아시아 경제는 기러기가 날듯이, 제일 강한 기러기(일본)가 앞에 날고 그 뒤를 작은 기러기(중국·한국·동남아)들이 따라야 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중국의 경제 규모가 일본의 두 배에 달하는 상황에서 이런 논리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그래서 일본은 군사력 강화, 보수화 등의 이슈를 통해 아시아에서 리더의 자리를 되찾으려 하는 것이다. 특히 2차대전 위안부, 난징대학살 등 역사 왜곡은 중국인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한국은 일본과의 갈등을 중국보다 이성적이고 실용적으로 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정치적으로는 갈등관계를 유지하는 듯 보이지만 경제적으로는 한국이 가장 큰 이익을 챙기고 있다.

-미국과 정치적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이 중국과 균형 있는 통상전략을 유지할 수 있을까.

△충분히 가능하다. 한국은 중국과 미국 모두와 좋은 무역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미국과 중국은 경쟁을 하는 동시에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일부 경쟁에서 '네가 내 것이 필요 없다면 나도 네 것이 필요 없다'는 식의 모습을 보이기는 하지만 결국은 협력관계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미국·중국 모두에 개방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한국은 중간자로서 충분한 이익을 누릴 수 있다.

-미시적인 주제로 넘어가자. 최근 한국에서는 샤오미 위기론이 퍼지고 있는데.

△최근 유심히 보고 있는 연구과제 중 하나다. 삼성 제품의 핵심은 안드로이드 시스템이다. 중국의 샤오미뿐만 아니라 레노버·화웨이 등 많은 업체가 안드로이드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다. 삼성이 처음 큰 화면의 핸드폰을 만들었을 때는 다른 브랜드에 이런 제품이 없었기 때문에 좋은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큰 화면은 이제 모두가 만들 수 있다. 샤오미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도 삼성과 경쟁할 것이다. 모두 안드로이드 기반인 만큼 몇 년만 지나면 삼성은 핸드폰에서 이익을 창출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샤오미(좁쌀)가 나오지 않았다면 다미(쌀) 브랜드가 나와 삼성을 견제하지 않겠나.

-그렇다면 삼성이나 다른 한국 기업들이 어떻게 해야 하나.

△지금과 같은 전략을 구사한다면 조만간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은 크게 떨어질 것이다. 애플이 아이폰을 내놓은 뒤 많은 핸드폰 업체들이 더 싸게 생산해 더 많은 지역에 판매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이제는 누가 이노베이션에 성공하느냐가 관건이다. 애플의 이노베이션은 삼성보다 높은 위치에 있다. 삼성은 샤오미 같은 회사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애플과의 거리를 줄이는 데 힘써야 한다. 삼성·샤오미 등 전 세계 80%의 핸드폰이 구글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다. 마지막에 웃는 단 한 사람은 구글이 아닐까. 삼성의 경쟁상대는 샤오미가 아니라 구글이다.

中 대외 통상관계·경제개혁 독창적 연구로 주목

■리우 부총장은

리우징(劉勁) 청쿵(長江)상학원(CKGSB) 부총장은 중국의 대외 통상관계와 경제개혁에 대한 독창적인 연구로 주목을 받고 있다. 리우 부총장은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앤더슨경영대학원의 종신교수직을 역임하다 CKGSB 교수진의 간곡한 요청으로 부총장으로 부임했다.

자본시장과 자사평가·증권분석 분야의 권위자이기도 한 리우 부총장은 최근에는 상하이증시 개혁 방안에 대해 연구를 하고 있다. 리우 부총장은 현재 다양한 중국 기업의 사외이사와 금융기관의 고문으로 활약하고 있다.

CKGSB는 지난 2002년 홍콩의 대부호인 리카싱이 세운 전문경영대학원(MBA)으로 중국의 세계 경영전략에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로 부상한 중국의 경영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MBA로 세계적인 교수진과 독보적인 동문 네트워크가 주목된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 판민 씨트립 회장, 푸청위 시노펙 회장, 랑신준 푸싱 회장 등을 포함해 중국 500대 기업 20%의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CKGSB 출신이다.

◇약력 △1998년 컬럼비아대 경제학과 학사 △1999년 컬럼비아비즈니스스쿨 경영학 박사 △2001년 UCLA 앤더슨경영대학 △2005년 CKGSB 부총장 △2007년 버클리 글로벌 인베스트 최고 논문상

◇주요저서

'재고교환과 회계이익' '기업가치평가모형의 신뢰성 검증' '정보의 불균형과 다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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