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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너무 심각해 놀랐다" 너도나도 수마의 상처 치유 앞장

■ 형촌마을 복구 현장선<br>집안 가득 쌓인 토사 제거, 더러워진 집기 세척 분주, 군·경찰 등 300명도 참여<br>현장 방문한 오세훈 시장 "피해복구 지원 최선 다할것"

폭우로 큰 피해를 입은 서울시 서초구 우면동 형촌마을에서 29일 150여명이 넘는 자원봉사자가 봉사활동을 펼쳤다. 봉사자들이 각종 집기를 세척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쪽 물살이 더 센데 여기서 씻어봐!"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우면동 형촌마을. 서울시에서 자원봉사를 나온 김양순(55·주부)씨가 최희원(17·고등학생)양에게 말했다. 최양은 들고 있던 도마를 품에 안고 김씨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옆집 지하에서 퍼낸 물이 양수기를 통해 세차게 흐르고 있었다. 최양이 도마를 갖다 대자 덕지덕지 묻어 있었던 흙과 모래가 금세 씻겨 내려갔다. 김씨와 최양의 얼굴에 가벼운 미소가 번졌다. 서울시 자원봉사센터가 지난 27일부터 방배동 남부순환도로와 우면산 일대에서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전 형촌마을에만 150명이 넘는 자원봉사자가 뜨겁게 내리쬐는 햇볕에도 아랑곳 않고 집안의 토사를 제거하고 각종 집기를 세척하는 등 수해복구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군과 경찰ㆍ소방 당국도 30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복구작업을 도왔다. 부스에서 봉사자들에게 장갑·장화 등의 물품을 지급하고 있는 이은희(57·주부)씨는 "이 황망하고 끔찍한 사태는 인간의 실수가 빚은 재앙"이라며 "인간이 초래한 재앙이니 다시 인간인 우리가 나서서 해결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집안에서 삽을 들고 한 가득 쌓인 토사를 퍼내던 장호진(26·대학생)씨는 "어제 등록해 봉사를 시작했는데 피해가 심각하다는 데 한번 놀랐고 많은 사람들이 봉사를 나왔다는 데 또 한번 놀랐다"고 전했다. 장씨는 "화장실 이용도 마땅찮고 불편함이 많지만 좋은 일 한다는 뿌듯한 마음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학생 아들과 함께 봉사를 나온 홍응호(47·자영업)씨는 "마음이 아프다는 말밖에 못하겠다"며 "자연재해는 특정 피해자가 아닌 우리 모두의 일임을 일깨워주기 위해 아이도 같이 데리고 나왔다"고 소개했다. 산사태가 났을 때만 해도 언제 복구하나 싶어 절망적이었다는 곽정기 서초경찰서 형사과장은 "자원봉사자들 덕분에 시일을 앞당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낙관했다. 한편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이날 형촌마을을 찾은 오세훈 서울시장도 "처참했던 이틀 전에 비해 많이 호전됐다"며 "서울시도 피해복구를 위해 여력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형촌마을이 '물폭탄 세례'를 맞기 이전으로 완전히 복구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아직도 곳곳에 쌓인 쓰레기 더미는 악취를 풍기고 있었고 여기저기 널브러진 창살과 문틀은 수마에 할퀸 흔적을 어찌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마을에는 서서히 온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무심한 자연이 한바탕 들쑤시고 간 자리에 사람의 온정이 들어 희망의 불씨를 지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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