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언론들은 시코쿠 순례길에 있는 휴게소에 “소중한 순례길을 조선인의 손으로부터 지키자”고 인쇄된 벽보가 잇따라 나붙었다고 10일 보도했다.
이러한 벽보가 발견된 순례길 휴게소는 현재까지 4곳으로 휴게소 관리인들이 발견해 그 자리에서 떼어냈다.
이 벽보는 작년 12월 외국인으로서는 처음 시코쿠 순례길 가이드로 공인받은 한국인 최상희(38) 씨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시코쿠 순례길은 일본 열도를 구성하는 네 개의 본섬 가운데 하나인 시코쿠에 산재해 있는 88개의 절을 순서대로 돌아보는 약 1,200㎞의 불교 순례길로, 통상 ‘시코쿠 헨로미치’(遍路道)로 불린다.
‘일본의 순례길을 지키는 모임’ 명의의 이 벽보에는 최씨가 외국인 순례객들이 길을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해 길 안내 스티커를 곳곳에 붙인 데 대해 “예의를 알지 못하는 조선인들이 기분 나쁜 스티커를 붙이고 다닌다. 일본의 순례길을 지키기 위해 보는 즉시 떼어내자”며 비방하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순례길 주변 사찰들이 조직한 모임인 ‘시코쿠 88개소 영장회(靈場會)’는 “차별은 용서할 수 없다”며 혐오 벽보를 붙인 행위를 비판했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순례길 홍보 사이트를 개설해 순례객 유치에 기여해온 최씨는 길 안내 스티커를 붙인 것은 “순례자들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해서 한 일”이라며 “비난받을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정말 슬프다”고 말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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