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러가 얘기하듯이 모나리자도 어떤 면에서 실물인 한 여인의 복제품이다. 그러고 보면 애써 원본과 복제품의 경계를 나누려고 골몰하거나 집착하지 않는 것도 삶에 순응하는 방법일 수 있다. 영상언어로 표현된 영화 역시 현실의 복제품이 아니던가?"(영화 '사랑을 카피하다'에 관한 이야기 중에서) 말 한마디 없이 관객을 끌어들인 영화 '위대한 침묵'부터 화려한 영상과 기술로 영화의 미래를 보여줬다고 평가받는 '아바타'까지. 언론학 박사인 저자가 스무 가지 주제를 바탕으로 영화를 소개하고 그에 대한 감상을 담은 책을 펴냈다. 한 월간지에 영화 이야기를 연재하며 영상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저자는 총 90편의 영화에 세상에 대한 통찰을 담는다. 책이 분류한 20가지 주제에 장르나 국적에 구분 없는 다양한 영화가 담겼다. 저자는 '스타산업과 배우', '동성애 코드', '스크린셀러(screen+bestseller)의 힘', '성형과 명품', '재난 영화'등 다양한 주제를 통해 영화를 본다. 6명의 여배우가 함께 출연해 실제와 연기의 경계를 허물며 화제를 모은 영화'여배우들'과 걸작을 위해 헌신하는 예술가들의 모습과 그에 따른 파국을 그려내는 우디 앨런의 영화 '브로드웨이를 쏴라'를 통해 스타 배우들의 화려함 이면에 있는 피에로의 비애를 살피는 식이다. 책은 특별한 기준 없이 저자가 본 영화 중에 인상 깊었던 영화를 모아 자신의 해석과 감상을 덧붙였다는 점에서 블로그에서 볼 수 있는 글의 집합 같다고도 할 수 있다. 영화 90편의 내용과 감상을 한번에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은 있다. 1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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