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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열린 세계자동차산업연합회(OICA) 총회가 친환경차 논의의 격전장으로 떠올랐다. 친환경 모델이 글로벌 차 업계의 강력한 흐름으로 자리잡은 가운데 한국과 일본·유럽 등의 각국은 앞다퉈 시장 확대 계획을 밝히며 앞으로 펼쳐질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OICA는 23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22개국 회원단체 대표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라운드테이블과 총회를 개최했다.
지난 1919년 설립된 OICA는 전 세계 38개 자동차단체가 회원으로 가입해 있는 단체로 한국과 미국·일본·독일·프랑스·이탈리아·일본·중국 등 8개국이 상임이사국이다.
이날 진행된 각국의 주제발표에서는 '친환경 시장 대응 전략'이 핵심 이슈로 부상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대차는 오는 2016년에 '아반떼'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라며 "기아차 역시 비슷한 시기에 'K3' 전기차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반떼 전기차는 현대차가 처음 선보이는 관련 모델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현대차는 또 내년 여름에는 신형 '쏘나타'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도 내놓을 예정이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수소연료전지차 등을 포괄하는 친환경차 시장에서 2015년에 2만6,000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는 지난해(1만4,000대)보다 두 배가량 많은 규모다. 아울러 K3 전기차 역시 이미 출시된 '쏘울 EV'와 함께 탄탄한 친환경차 기반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맞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업체와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일본 역시 친환경차에 대한 야심 찬 포부를 밝혔다.
세이치 나가쓰카 일본자동차산업협 부회장은 "2020년까지 친환경차의 비중을 전체 자동차의 50%까지 확대하겠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도요타·렉서스 등 자국의 대표회사들이 압도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는 하이브리드차의 비중을 20~30% 수준으로 늘리고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도 각각 15%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고연비·고효율'을 핵심으로 하는 친환경 흐름을 선두에서 주도하고 있는 유럽 각국들도 현황과 당면한 과제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을 제시했다.
프랑스의 경우 2008년부터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에 따라 부담금을 매기는 '보너스-맬러스' 제도를 시행하면서 2000년 당시 163g/㎞에 달하던 CO2 배출량이 현재 120g/㎞ 이하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독일은 전기차 충전 시설 중 민간 소유가 85%에 달한다는 현실을 소개하며 친환경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인프라 구축을 위한 공공 부문의 투자와 지원이 절실함을 강조했다.
한편 이날 총회에서 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OICA 회장으로 공식 선출됐다. 한국인이 OICA 수장 자리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임기는 2016년 10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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