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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분임대형 아파트 선택 어떻게
사생활 보호 중시한다면 현관 따로 있는 게 좋아
용두동 롯데캐슬 리치 래미안 마포 웰스트림 등
교통여건 좋아 투자할 만
40대 회사원 이모씨는 최근 쾌재를 부르고 있다. 두 가구를 임대하고 있으며 임대소득이 연 2,600여만원에 육박함에도 임대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이씨가 임대하는 아파트는 부분임대형이다. 서울의 한 뉴타운 재개발 조합원이었던 이씨는 3년 전 이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현재 아파트는 두 가구에 보증부 월세로 임대를 주고 자신은 다른 아파트에 전세로 살고 있다. 그럼에도 이씨는 1주택자로 분류돼 임대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이씨는 "원래 강남 쪽에 오피스텔 두 채를 살까 고민했었지만 지금은 안 사길 잘했다고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은퇴한 60대 박씨는 얼마 전 부동산을 찾았다. 부분임대형 아파트를 한 채 매입하기 위해서였다. 큰 가구인 투룸에서는 자신이 살고, 작은 가구인 원룸은 임대를 줘 안정적으로 임대수익을 받으며 노후를 보내려 했다. 하지만 매물은 없었다. 같은 면적의 아파트라도 부분임대형이 3,000만원 정도 더 비쌌지만 최근 부분임대형을 찾는 사람이 많아 매물이 나오는 대로 빠진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설명이다. 박씨는 매물이 나오면 꼭 연락을 달라고 부탁하며 발길을 돌렸야 했다.
부분임대형 아파트가 재조명받고 있다. 최근 정부가 임대소득 과세를 강화한다고 했지만 부분임대형 아파트만 소유했다면 임대소득세를 안 내도 되기 때문이다. 또 부분임대형에 대한 세입자들의 선호가 높아 임대료도 높게 형성되면서 매입을 고려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부분임대형 아파트는 기존 아파트와 달리 두 가구가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구조다. 기존 방 2개나 방 3개 아파트에 더해서 현관과 방 1개, 주방, 화장실이 별도로 마련돼 있다. 분리형 원룸 쪽을 부분적으로 임대할 수 있어서 '부분임대형'으로 불린다. 또 두 세대가 따로 산다는 점을 강조해 '세대분리형'이라고도 불린다. 이 주택형은 2가구가 살 수 있지만 1주택으로 간주된다. 정부는 지난 2011년 1~2가구의 주거안정과 생계형 임대소득자 생활 안정을 위해 이 주택형을 도입했다.
최근 부분임대형 아파트에 다시금 이목이 쏠리는 것은 지난 2월 정부가 임대소득 과세범위를 기존 3주택자와 기준시가 9억원 이상 1주택자에서 2주택자까지 넓히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분임대형 아파트는 1주택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기준시가가 9억원 이하이기만 하면 과세 대상이 아니다. 따라서 부분임대형 아파트에서 한 가구를 임대할 때는 물론이고 두 가구 모두 임대하고 자신은 다른 곳에서 전세로 산다고 해도 임대소득세를 피할 수 있다.
세입자들 역시 부분임대형으로 나온 원룸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커뮤니티 시설과 높은 보안성 등 아파트의 장점을 누릴 수 있어서다.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보다 넉넉한 주차공간도 매력적이다. 이런 장점 때문에 부분임대형 아파트의 원룸은 주변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보다 월세 시세가 10만~20만원 정도 높게 형성돼 있다.
조민이 에이플러스리얼티 팀장은 "자신이 거주하면서 월세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과 바로 옆에 살기 때문에 임대 관리가 편하다는 게 장점"이라며 "전용면적 84㎡ 이하는 임대수익뿐 아니라 매매차익을 기대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부분임대형 아파트라고 해서 다 같은 면적과 구조는 아니다. 부분임대형으로 공급되는 면적은 최근 틈새 면적으로 등장한 77㎡(이하 전용면적)부터 127㎡까지 있으며 이에 따라 분리형 원룸을 기본으로 해서 투룸이나 쓰리룸이 더해진다. 또 두 가구가 같은 현관을 사용하는 구조도 있고 각자 현관을 가진 구조도 있다. 현관을 공유하느냐 공유하지 않느냐에 따라 사생활 보호 면에서 차이가 있다. 부분임대형 아파트의 평면 종류를 잘 파악하고 자신의 필요와 선호에 적합한 것을 고르는 것이 수익을 올리는 동시에 거주 만족도도 높일 수 있는 길이다.
◇투룸+원룸, 쓰리룸+원룸, 무엇을 골라볼까=부분임대형으로 공급된 아파트 중 중형으로는 77㎡과 84㎡ 등이 있다. 이 둘은 투룸과 분리형 원룸으로 이뤄져 있다. 이 구조의 장점은 원룸뿐 아니라 투룸도 임대를 주기 수월하다는 것이다. 투룸 아파트 임대는 특히 신혼부부에게 인기가 높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오피스텔보다는 소형 아파트가 인기가 좋아 임대료도 높게 형성되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고 전했다.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84㎡는 대형에 비해 매매 수요가 많아 가격 상승의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또 매매가가 대형만큼 높지 않기 때문에 환금성도 높다는 게 매력적이다. 실제로 84㎡가 공급된 서울 동작구 흑석동 '흑석 한강센트레빌 2차'의 경우 매입 문의가 꾸준히 들어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형도 한계는 있다. 투룸이기 때문에 부부가 아이와 함께 살기에는 다소 공간이 좁다는 점이다. 따라서 가족 수가 많다면 110㎡이나 117㎡ 등의 대형 구입을 고려할 만하다. 최근 지어진 부분임대형 아파트의 분리형 원룸 면적은 대개 18~30㎡ 사이다. 따라서 원룸은 세를 놓고 자신은 쓰리룸에 산다면 중형 아파트에 사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낼 수 있다.
부분임대형 아파트에 살면 서로의 사생활이 안 지켜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지난 2012년 5월 이후로 공급된 아파트를 매입하거나 앞으로 공급될 아파트를 분양받는다면 걱정은 내려놓아도 된다. 2012년 5월 부분임대형 아파트의 건설기준이 바뀌어 두 가구가 각자 현관을 갖추도록 했기 때문이다. 만일 그 이전에 지어진 부분임대형 아파트라면 두 가구가 하나의 현관을 쓰는 경우도 있으니 착공 시기와 현재 구조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어느 단지에 있나=부분임대형 아파트는 최근 2~3년 동안 꾸준히 공급되고 있다. 공급 물량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다양한 지역에서 선보이고 있다.
입주가 완료된 곳으로는 서울 동작구 흑석동의 '흑석한강센트레빌 2차'가 있다. 지난해 입주를 마친 이 아파트에는 84㎡ 34가구가 부분임대형으로 공급됐다. 부분임대형 아파트는 67㎡ 넓이의 투룸과 18㎡ 분리형 원룸, 두 가구로 이뤄져 있다.
이 지역 중개업계에 따르면 분리형 원룸은 보증금 1,000만원, 월세 80만~90만원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동작구 일대 전용 20~30㎡형 오피스텔은 보증금 1,000만원, 월세 50만~70만원에 계약이 맺어지고 있으니 임대료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 지역은 투룸도 임대를 주는 경우가 많다. 이때 가격은 보증금 1억원에 월세 130만~140만원 정도다.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에는 롯데건설이 '용두 롯데캐슬 리치'를 한창 짓는 중이다. 114㎡ 22가구를 부분임대형으로 설계했다. 1호선 제기동역과 1·2호선 환승역인 신설동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더블 역세권이며 내부순환도로 접근도 용이하다. 또 다양한 버스노선을 이용해 강남뿐 아니라 시외로의 진출 역시 편리하다. 따라서 도심권 출퇴근 수요와 인근 대학교 임직원 등의 임대수요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2015년 2월 입주 예정이다.
서울 마포구 현석동에는 삼성물산이 마포 현석2구역을 재개발해 시공한 '래미안 마포 웰스트림'이 들어선다. 2016년 2월 입주 예정인 이 아파트는 84㎡ 64가구를 부분임대형으로 짓는다. 이 아파트가 위치한 마포 현석2구역은 교통여건이 우수해 직장인 임대 수요를 기대할 만하다. 지하철 6호선 광흥창역과 대흥역 사이에 단지가 있으며 서강로, 강변북로, 올림픽대로, 마포대교, 서강대교 등의 도로망을 이용할 수 있다.
경기 용인시에는 서해종합건설이 시공한 '용인 신동백 서해그랑블'에 부분임대형 가구가 있다. 이 아파트 817가구 중 117㎡ 154가구가 부분임대형으로 설계됐다. 입주는 오는 5월 예정이다.
경기 안성시 '롯데캐슬 센트럴시티'는 77㎡ 236가구가 부분임대형으로 공급됐다. 인천 남구 용현동 'SK 스카이뷰'는 대형 127㎡ 9가구를 부분임대형으로 공급했다. 롯데캐슬과 SK 스카이뷰 모두 2016년 6월 입주 예정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치우성2차'를 리모델링한 '대치 래미안 하이스턴'은 리모델링 단지로는 국내 최초로 부분임대형이 공급된 단지다. 1대1 리모델링으로 진행돼 지난달 입주를 마친 이 단지는 110㎡ 354가구 중 3가구가 부분임대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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