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문 악재…"고공행진 지속" 이란핵 사태… 亞산유국 정정불안… 증산여력 바닥… 재고 줄고·수요 늘고…국제유가 전망 기관들 전망치 상향 잇달아美에너지부담 급증…세계경제 위축 우려 송영규 기자 skong@sed.co.kr 이종배기자 ljb@sed.co.kr 국제유가가 사상 최고가인 배럴당 70.88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세계경제에 짙은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유류 최대 소비국인 미국의 여름 성수기가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가솔린(휘발유) 재고량은 2억700만배럴로 최근 4주 새 6~7% 감소하는 등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 또 이란 핵 사태, 아프리카 산유국 정정불안 등 각종 불안 요인도 산재해 2~3년 내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구자권 한국석유공사 팀장은 "사상 초유의 유가 고공행진은 이어질 것"이라며 "그 피크가 2ㆍ4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국제 유가 전망 기관들도 이 같은 상황을 반영, 최근 잇따라 가격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는 등 전세계 경제에 경고음을 보내고 있다. 우리 정부 역시 대통령 주재로 곧 에너지위원회를 열어 최근 국제 유가시장 동향을 분석하고 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꼬이는 이란 핵 문제와 지정불안 요인=최근 유가폭등의 주요인은 이란의 핵 갈등이다. 이란은 미국과 유럽 등 서방국가의 핵포기 압력에 대해 '결코 물러날 수 없다'는 강경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란의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전위원회 의장은 17일(현지시간) IRNA와의 인터뷰에서 "위협과 괴롭힘의 시대는 지났다"며 핵개발 고수의사를 밝혔다. 아프리카 산유국들의 생산 차질도 유가상승을 이끌고 있다. 나이지리아의 경우 반군들이 계속 석유생산시설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고 있고 차드도 미국의 엑손모빌사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이 1억달러를 정부에 지급하지 않을 경우 석유생산을 중단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UN은 4월 말 이란 핵 문제를 논의한다는 방침. 상황에 따라서는 전세계가 우려했던 최악의 시나리오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재고는 줄고, 수요는 늘고=고유가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줄어들지 않고 있는 점도 불안 요인이다. 중국의 올해 1ㆍ4분기 석유 수입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나 늘어났지만 산유국들의 증산여력은 이미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카타르 압둘라 알 아티야흐 석유장관은 "우리는 지금 최대한으로 생산하고 있다"며 증산여력이 더이상 없음을 시사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미국의 휴가철이 겹치는 여름 성수기에 진입할 경우 급등세를 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솔린 재고가 정제시설 부족으로 줄고 있는 것이 그 이유. 아울러 이것 역시 쉽게 해결될 사안이 아니라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기록적인 고유가로 세계경제에 주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세계최대 경제대국인 미국의 경우 에너지비용 부담이 급증하면서 2ㆍ4분기 이후 경기가 급속히 위축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실제 고유가로 인한 경제위축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17일 미국 다우지수는 0.57%(63.87포인트), 나스닥은 0.64%(14.95포인트) 하락했고 달러도 엔ㆍ유로 등 주요국가의 통화에 대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유가전망치 상향 잇따라=국제유가 전망 기관들도 이에 화답(?)하고 있다. 상황이 계속 악화되자 잇따라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미 케임브리지에너지연구소(CERA)는 4월14일 수정 전망에서 두바이유 가격을 올해 평균 63.44달러로 높여 잡았다. 한편 우리 정부는 UN 이란 핵 논의가 끝난 직후 국제유가전문가회의를 열어 수정 전망치를 내놓을 계획이다. 입력시간 : 2006/04/18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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