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대표적인 재개발사업으로 꼽히고 있는 남구 숭의동 숭의운동장 개발사업이 진척없이 원점서 맴돌고 있다. 부지를 매각해 주상복합도 올리고 해야 되는데, 부지매각 작업 자체가 계속 유찰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숭의운동장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특수목적법인(SPC)인 에이파크(A-PARK)개발은 그동안 부동산 시행업체와 사업부지를 매각해 주상복합을 짓기로 했으나 협상이 결렬됐다고 밝혔다. 에이파크 개발은 지난해 9월부터 4차례에 걸쳐 공개입찰로 부지 매각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사업전망이 밝지 않은 데다, 부지 매각가격이 비싸 지금까지 단 한차례도 응찰자가 없었다. 유찰이 반복되면서 부지 최소 매각가격은 1차 1차 입찰 공고 당시 896억원에서 4차 때는 627억원으로 269억원이 낮아졌다. 급기야 에이파크개발은 가격을 더 낮춰 수의계약으로 매각방식을 전환했다.
하지만 이마저 사고 파는 주체간 가격이견이 커 결렬됐다. 에이파크개발은 최초 매각가격의 60% 수준인 538억원을, 최근 이 부지를 매입하기로 한 A시행업체는 520억원을 고집하면서 협상이 중단됐다.
에이파크개발 관계자는 "부지매입 협상이 잘 진행돼 이달 안으로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었으나 땅을 사기로 한 사업자가 돌연 발을 빼는 바람에 부지매각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게 됐다"며 "현재로서는 시간을 갖고 부지를 매입할 사업자를 찾는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부지매각 작업이 실패함에 따라 SPC 에 출자한 건설사들의 상환계획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SPC에는 현대건설 등 6개 건설사가 지분출자를 해 놓고 있는데, 이들 주주들이 금융원으로부터 조달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은 1,400억원에 달한다. 이들 건설사들은 부지매각 대금이 들어오면 만기일(11월25일) 전에 대출금을 조기상환할 계획이었지만 사실상 어렵게 된 것이다.
인천의 대표적인 원도심 개발사업인 숭의운동장 개발사업은 노후된 운동장과 낙후된 주변지역의 기능을 재배치해 주거·상업 등 복합기능을 갖춘 명품타운으로 조성하기로 하고 지난 2007년부터 추진돼 왔다. 오는 2016년말까지숭의운동장 일대 9만70㎡에 5,950억원을 들여 축구전용경기장과 주상복합 751세대를 지을 계획이었다. 이번 부매각 협상 중단으로 하반기 예정이던 주상복합 공사도 당분간 어렵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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