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5~7장에서 예수는 갈릴리 호숫가에 모여든 사람들에게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라며 행복에 이르는 8가지에 대한 가르침을 설파했다. 이것이 '산상수훈(山上垂訓)'이다. 천주교 인천교구 미래사목연구소장인 차동엽 신부는 이 '산상수훈'을 통해 행복에 이르는 길에 대한 안내서를 '행복선언'이라는 제목으로 출간했다. 그는 "영어단어 '행복(Happiness)'의 어원은 '발생하다(happen)'에 있다"면서 "행복은 발생하는 것이지 쟁취나 획득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즉 행복하다고 '선언'하는 순간 진정으로 행복해진다는 것이 책의 핵심이다. 저자는 "획득은 어려워도 발생은 쉽다"라며 "발생은 '발상의 전환'만으로도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성적인 판단을 통해 지금의 내가 불행하다고 인식하지만 않는다면, 적어도 불행한 상태에서는벗어날 수 있다. 현재의 상태를 자각하는 이성을 '건전한 이성'으로 다듬어서 행복에 도달할 수 있게 만들자는 얘기다. 뜬구름 같은 추상적인 감언이설로 들릴 수도 있으나 책의 전개는 지극히 논리적이다. 감정은 이성과 판단에 따라오는 것이기 때문에 화나는 판단 뒤에 화의 감정이, 감사의 생각 뒤에 감사의 마음이 생긴다는 것. 차 신부는 1981년 서울대 공대를 졸업한 뒤 오스트리아 빈대학과 미국 보스턴대에서 신학을 공부해 1991년 사제 서품을 받았다. 2007년에 쓴 '무지개 원리'가 베스트셀러에도 오른 그는 천주교단의 손꼽히는 글쟁이 중 한 명이다.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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