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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돌아와줘 고맙습니다"

천안함 실종자 가족·생존자 '눈물의 만남'<br>장병들 껴안으며 "부담갖지 말라" 위로도

8일 경기 평택시 해군2함대 간부식당에서 열린‘천안함 실종자 가족과 생존자의 만남’ 자리에서 한 실종자의 어머니(왼쪽)가 울음을 터뜨린 생존 장병의 눈물을 닦아 주면서 함께 오열하고 있다. 평택=사진공동취재단

"여러분들이 살아 돌아와 감사합니다." 천안함 실종자 가족들이 해군에 요청한 생존자들과의 만남이 8일 이뤄졌다. 생존 장병들은 함께 돌아오지 못한 죄책감으로 시종 고개를 숙인 채 울먹였고, 실종자 가족들은 아직도 차디 찬 바닷속에 있을 아들과 남편 생각에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이날 오후 8시 실종자 직계가족 59명은 경기 평택시 해군2함대 내 간부식당에서 생존 장병들을 비공개로 만났다. 실종자 가족들이 가족협의회를 구성해 5일 군에 공식적으로 만남 자리를 요청한 지 3일 만이다. 실종자 가족들은 생존 장병들을 배려해 건강이 회복된 뒤 만남을 원했지만 군은 이날 오후 면담을 성사시켰다. 이 자리에는 7일 국군수도병원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해군2함대로 복귀한 생존 장병 46명 중 자원한 39명이 참석했다. 실종자 가족 중 일부는 생존자를 만난다는 소식에 지방에서 서둘러 올라왔고, 몇몇 어머니들은 아들 생각이 복받칠까 두려워 차마 참석하지 못했다. 먼저 도착한 생존 장병들은 비통한 표정으로 지켜주지 못한 전우의 부모 형제를 기다렸다. 수도병원 기자회견 때와는 달리 모두 해군 정복 차림이었다. 긴장이 흐르던 식당에 실종자 가족들이 입장하자 장내는 숙연해졌다. 가족 대표는 "부담 갖지 말기 바란다. 무사히 돌아온 여러분들을 위로하기 위해 만나고 싶었다"고 밝혔다. 실종된 김동진 하사 어머니는 "누구 내 아들 아는 사람 없어요"라고 물으며 흐느꼈다. 서대호 하사 모친은 "우리 아들은 강하니까 살아있을 거야. 걱정하지 말고 몸 건강히 제대해야 해"라고 오히려 장병들을 위로했다. 가족과 장병들이 하나 둘씩 눈물을 흘리면서 식당 안은 이내 울음바다가 됐다. 실종자 부모들은 생존 장병을 얼싸안고 미처 아들에게 전하지 못한 말들을 가슴 깊은 곳에서 토해냈다. 실종자가족協 "합조단 우리몫 중 3명 전문가 합류 요청"
"단순 참관 아닌 조사수행 필요" 한편 이날 천안함 실종자 가족협의회는 민군 합동조사단(이하 합조단)에 가족들이 섭외한 전문가 3명의 합류를 군에 요청했다. 이정국 가족협의회 대표는 해군2함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군이 천안함 침몰사고 조사를 위해 구성된 합조단에 가족대표 4명의 참여를 허용한 바 있어, 이중 3명을 외부 전문가들로 대체하기 위해 군과 협의 중"이라며 "전문지식뿐 아니라 문제제기 능력과 정보 접근력이 뛰어난 전문가들을 섭외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합조단에서 활동할 실종자 가족 대표들은 단순한 참관인이 아니라 함께 조사를 수행하도록 해줘야 한다"며 "의혹 규명 시간이 오래 걸리면 걸릴수록 실종자 가족들과 군은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7일 국방부 발표에 대해 이 대표는 "실종자 가족들이 100% 동의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는 "몇 가지 사실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다르지만 워낙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검토가 필요하다"며 "이런 점들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합조단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해군2함대 내 임시숙소에 머물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을 위한 온정은 이날도 이어졌다. 1990년 천안함과 자매결연을 맺은 충남 천안시는 해군2함대를 방문해 천안 특산품 호두과자와 컵라면 등의 위문품을 전달했다. 경상남도는 실종자 가족과 수색작업에 투입된 해군과 해경을 위해 공무원과 공기업 직원 등을 대상으로 성금 모금에 나섰다. 본청 공무원 등의 성금은 9일 해군 진해기지사령부에 기탁하고, 경남도 내 시·군들은 자체 모금한 뒤 개별적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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