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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칼럼/5월 11일] LPGA 한국골퍼들과 경제
입력2009-05-10 17:21:22
수정
2009.05.10 17:21:22
프로스포츠는 엔터테인먼트다.
타이거 우즈가 골프만 잘 치는 것이 아니라 입는 옷과 걷는 걸음걸이까지 스폰서인 나이키에서 다듬은 것을 보면 '보기 좋은 것'이 얼마나 프로스포츠에서 중요한지 알 수 있다.
후줄근한 옷에다가 볼품없는 중년남자들이 왔다갔다하던 옛날의 골프가 대중들에게 크게 인기를 얻지 못했다.
타이거 우즈 이후의 PGA는 선수들의 기량만 좋아진 게 아니라 입는 옷도, 외모도 눈에 띄게 향상됐다.
LPGA의 망신스런 영어 쓰기 강제정책이 잠시 수그러든 것을 놓고 "그러면 그렇지"하며 좋아하기 전에 우리가 알아야 할 게 있다.
LPGA는 미국 대중들의 관심이 낮아서 TV시청률도 낮다. 이 때문에 광고스폰서 찾기도 무척 힘이 들 정도로 경제성이 없어 힘에 겨워한다.
대중의 인기를 끌어올리려면 여성 골퍼들이 기가 막히게 골프를 잘 쳐서 PGA 수준으로 기량을 향상시키거나 보기가 너무 좋아서 딴 프로그램들 놔두고 LPGA 게임TV중계를 보고 싶을 정도로 만드는 방법이 있다.
LPGA에서 골프채널과 함께 애써 띄우려는 선수들은 폴라 크리머와 나타리 걸비스 같은 '보기 좋은' 선수들이다. 너무 성차별적인 면으로만 볼 게 아니라 세상현실이 그렇다. 사람들이 좋아서 게임을 보고 TV시청을 해야 경제적 생존이 가능하다.
LPGA의 가장 큰 수입원은 큰 게임 전에 열리는 프로암에 참가하는 이들이 내는 기부금이다. LPGA 게임들은 주요 네트워크 3사에서는 거의 중계를 하지 않고 때때로 중계를 하는 게임들은 TV에서 LPGA에 중계료를 지불하는 게 아니라 LPGA에서 TV에 돈을 낸다. 이것이 여성골프의 슬픈 현실이다.
이 어려운 현실에 또 '문제'가 생긴 것이 45명이나 되는 한국선수들의 대거 등장이다. 가장 큰 수입원인 프로암 기부자들이 영어로 소통도 안 되는 한국선수들과 '즐겁지 않은' 라운딩을 해야 한다. 또 승자들을 상대로 하는 TV인터뷰가 듣기 민망한 것이 되기 십상이다. 박세리 선수가 외톨이로 활약하던 때만 해도 열심히 배웠던 영어를 이젠 대부대가 된 한인 골퍼들은 하지 않고도 지낼 수 있으니 세상이 달라진 것이다. 거기에다 열성 한국부모 한 사람은 꼭 따라다니니 영어가 늘겠는가.
필자는 대부대가 된 한국 여성골프와 낮은 TV시청률로 경제적 생존 위기에 처한 LPGA가 공존하는 방법은 한가지로 본다. 한국이 LPGA의 영어사용 강제 조항 등에 자주 항의하면 보기도 안 좋고 이미지도 나빠진다.
모든 문제의 근본에는 경제적인 이유가 있기 때문에 필자는 경제적 해결책을 제안하고 싶다.
한국 대기업들이 컨소시엄을 형성해 LPGA에서 대회주최와 프로모션 독점권을 사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 대기업들이 스폰서하는 규모가 미국 선수들에 대한 미국스폰서들의 규모를 능가한다. 이 경우 한국 대기업들은 만족스러운 수준인 해외광고 효과를 볼 수 있고 LPGA의 세계중심이 한국이 되면 한국민들의 프라이드에도 좋다.
게다가 LPGA는 고민하지않고 수입이 보장되니 현실보다 훨씬 좋고 한국 골퍼들은 신경 쓰지 않고 한국말로 떠들어서 좋고….
전경련이나 상공회의소에서 모처럼 국민에게 인기있는 일을 할 기회가 아니겠는가. 해당 기업들의 미래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이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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