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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1월 23일] 폐허가 된 가자지구

가자지구 대부분 지역은 폐허가 됐다. 하마스는 폐허 위에서 공허하게 승리를 외치고 있다. 하지만 아직 휴전협정을 맺지는 못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취임을 맞아 이 문제를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스라엘은 단순히 지난 2006년 레바논에서 헤즈볼라와 벌인 전쟁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이번 전쟁을 일으킨 것이 아니다. 이스라엘은 1996년에도 레바논 전쟁에서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한 채 휴전협정에 서명하고 물러났다. 하지만 이제 이스라엘의 일방적인 태도는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듯하다. 하마스나 헤즈볼라는 그저 이스라엘이 원한다고 해서 사라질 수 있는 조직이 아니다. 하마스와 헤즈볼라가 유권자들의 지지 이상으로 영향력을 갖는 이유는 자명하다. 이 지역에서 안정과 평화를 찾을 수 없기 때문에 이들 조직이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과 부시 행정부는 이란이 하마스의 배후에 있다고 주장하지만 사실과 다르다. 1967년 이스라엘이 점령한 땅을 팔레스타인에 돌려주기로 한 오슬로협정은 실패했다. 그리고 팔레스타인 집권당이었던 파타당은 부패로 민심을 잃었다. 또 이스라엘은 2002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본부 건물을 공격하기도 했다. 이는 2006년 하마스의 총선 승리로 귀결될 수밖에 없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군사전략 및 지배 정책이 어떻게 자신들의 적을 더 강하게 해왔는지 반성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하마스도 이스라엘 민간인들에 대한 로켓 공격 때문에 이스라엘이 전략을 바꿨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애초에 팔레스타인을 점령하려던 이스라엘은 이제 팔레스타인의 존재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 이 같은 갈등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는 최후의 협상이 절실하다. 1967년 이스라엘이 차지한 가자지구와 서안지역에 어떻게 팔레스타인 국가를 수립할지를 협상해야 한다. 이를 위해 팔레스타인은 통합된 리더십을 구축해야 한다. 이스라엘도 자신들의 정착보다는 이 지역의 평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강력히 개입할 필요가 있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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