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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와 차한잔] 장명호 아리랑 국제방송 사장

"韓流 세계에 알리는 窓역할 최선"<br>180여개국서 위성·케이블로 한국문화 소개<br>현지인 대상 방송 'KBS월드'와 성격 달라<br>중장기적으론 해외채널 통합, 효율성 높여야


“그동안 우리나라를 외국에 홍보할 수 있는 기회는 88서울올림픽, 2002한일월드컵 등 커다란 행사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었습니다. 아리랑국제방송은 꾸준히 대한민국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대한민국의 ‘창(窓)’입니다.” 지난 3월 아리랑국제방송 사장으로 취임한 장명호(60ㆍ사진) 사장은 아리랑방송의 의의를 이같이 설명했다. 장 사장은 “사장 취임 때부터 아리랑방송의 역할을 국가 이미지 마케팅으로 잡았다”며 “아리랑방송을 통해 한류가 지속되고 우리나라 위상은 물론 상품이 많이 팔리게 하는 게 중요한 목표”라고 강조했다. 외국 현지에서 우리나라의 역사ㆍ문화 등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을 때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친근감이 높아지고 한국산 제품에 대한 구매력이 높아진다는 게 장 사장의 판단이다. 아리랑방송은 지난 99년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에 위성방송을 시작한 이래 지금은 러시아ㆍ홍콩 등 180여개국, 5,000만여가구의 가정에서 위성과 케이블로 아리랑방송을 보고 있다. 세계 각지에 한국과 한국 문화를 소개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위상을 크게 높였다는 게 방송계의 평가다. 장 사장은 “최근 ‘팝스 인 서울’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전세계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우리나라 가수 중 가장 인기 있는 사람을 뽑는 투표를 실시했는데 192개국에서 응모를 해왔다”면서 “바베이도스ㆍ보츠와나 등 이름조차 생소한 나라에서도 응모를 해왔다. 이걸 보면 아리랑방송이 세계적으로 얼마나 널리 알려져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아리랑방송이 KBS월드 등과 중복 투자라는 말이 있는데 일차적으로 해외동포를 우선해야 하는 공영방송인 KBS의 해외진출 임무와 해외 현지인을 대상으로 우리나라의 이미지를 높이려는 아리랑방송은 그 성격이 기본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국제방송공사’ 같은 조직이 설립돼 해외 채널을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실제로 아리랑방송과 KBS월드 등으로 나뉘어져 있는 해외 채널을 일원화해 효율성을 높이자는 주장은 계속 제기돼왔다. 하지만 이해 당사자들의 반대 등으로 추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아리랑방송의 단독 공사화를 담은 윤원호 열린우리당 의원의 법안도 아직 처리되지 않고 있다. 장 사장은 “해외방송 채널 통합의 주체가 누가되느냐는 논쟁이 될 수 있지만 통합 자체를 부정해서는 안될 것”이라면서 “7년간의 해외방송 노하우를 갖고 있고 전세계적 네트워크가 형성돼 있는 아리랑방송의 기본 재원을 활용하는 게 효율적이지 않겠느냐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장 사장은 68년 MBC에 PD로 입사해 편성부장ㆍ경영본부장, MBC애드컴 사장, 방송문화진흥회 사무처장, MBC 상임감사 등을 역임한 방송 전문가다. 90년 MBC에서 총무국장 재직시 방송 민주화 투쟁 때 공정방송의 범위와 책임에 대한 노사간의 논란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그는 MBC에 대한 애정어린 충고도 잊지 않았다. 장 사장은 “언젠가부터 MBC에는 중간 관리자의 힘이 없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무슨 일이 생겨도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한다. 게이트 키핑 능력이 없어지게 된 것이다. 그 결과 방송이 나태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최근 거세지고 있는 ‘역한류’ 현상에 대한 자신의 의견도 밝혔다. 장 사장은 “우리나라도 이제는 중국ㆍ동남아 등에서 현지 제작과 상호 프로그램 교류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문화에서도 수요와 공급이 맞아야지 너무 일방적으로만 흐르면 반발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사장 취임 이후 영어마을 등 수익사업에 몰두하고 있다는 장 사장. 그는 “앞으로는 지자체와 연계한 영어기반 사업 등 수익사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통해 회사의 경영 상태를 개선해 일선 제작자들과 직원들이 마음 편하게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게 경영자의 임무가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 [경영철학과 스타일] 시기 안놓치는 결단력 중시 장명호 사장의 경영 스타일은 중요한 시기에는 반드시 결정을 내린다는 '결단력 중시'형이다. 장 사장은 "잘못된 결정이라도 이를 유보하는 것보다는 상황에 맞춰 최선의 결정을 내리는 게 좋다"고 강조한다. 회사의 운명을 결정하는 사장이 우유부단하다 보면 회사가 "죽도 밥도 안될 수 있다"는 게 그의 평소 지론이다. 장 사장은 경영자로서의 자신의 임무는 직원들이 마음 놓고 편하게 회사를 다닐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사장인 자신이 경영에 충실해 직원들이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경영의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 직원들이 방송 제작 등 일의 80~90%를 하면 나머지 모자라는 부분은 사장이 채운다는 생각이다. 그는 또 '일을 즐겁게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장 사장은 기왕 해야 하는 일이라면 일단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재미있게 하자는 스타일이다. 그렇다고 무비판적인 '예스 맨'을 원하는 게 아니다. 밝고 진취적인 자세로 일에 임할 때 일도 더 잘 풀릴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장 사장은 직원들에게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높일 것도 주문한다.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자신을 높이지 않는데 남이 자신을 높여줄 리가 없다는 것. 그는 방송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아리랑방송이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방송할 때 주변의 평가도 좋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약력 ▦46년 서울 출생 ▦65년 인천 제물포고등학교 졸업 ▦68년 문화방송 입사/PD ▦69년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83년 문화방송 제작1부장 ▦95년 문화방송 정책기획이사 ▦96년 MBC 애드컴 대표이사 사장 ▦99년 방송문화진흥회 사무처장 ▦2002년 문화방송 상임감사 ▦2006년 아리랑국제방송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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