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현상적 이해득실 떠나 국가경쟁력 강화 차원서 봐야 비준안 하루빨리 국회 통과를
美보다 우리측 투자 더 많아 ISD로 손해·주권침해 없을것
中 저가상품에 中企등 피해 한중FTA에는 신중 접근해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우리나라 경제가 선진화의 길로 들어서는 하나의 관문을 통과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6일 손경식(사진)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과의 인터뷰에서는 한미 FTA가 중요한 화제가 됐다. 손 위원장은 "미국과의 FTA 체결은 우리 경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며 "한미 FTA 비준안이 하루 빨리 국회를 통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겸하고 있는 손 위원장은 한미 FTA 협상 당시였던 지난 2006년 FTA 민간대책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을 맡아 한미 FTA 체결과정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한 인물이다. 손 위원장은 단순한 현상적 이해득실을 떠나 국가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한미 FTA를 바라볼 것을 주문했다. 그는 "한미 FTA를 '국가경쟁력 강화 차원'이라는 보다 넓은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손 위원장은 "미국과 FTA를 체결한 나라가 다자 협정을 포함해도 20여개국 정도밖에 안 되는데 우리나라가 거기 포함된 것은 그만큼 한국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것"이라며 "(한미 FTA 체결로) 우리의 경제영토도 세계에서 가장 넓어졌다"고 설명했다. 최근의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논란에 대해서도 그는 "우리 기업이 외국에 진출한 사례가 많고, 특히 미국을 상대로는 오히려 우리 측이 더 투자를 많이 한다"며 "(ISD로) 우리가 미국과 같은 권리를 갖게 되는 것이어서 손해를 보거나 주권이 침해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FTA는 기본적으로 협정국 양쪽이 '윈윈(win-win) 베이스(호혜)' 상태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게 손 위원장의 지론이며 그런 입장에서 한미 FTA는 당사국이 윈윈할 수 있는 조건 아래 협상이 타결됐다고 그는 말한다. 반면 같은 논리에서 한중 FTA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그는 밝혔다. 손 위원장은 "중국의 농산물 등 저가품목이 들어오면 우리 중소기업이나 농가 등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며 "양국이 윈윈 베이스로 갈 수 있는 해결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전했다. 한미 FTA와 함께 손 위원장의 최근 가장 큰 관심사는 일자리 창출이다. 실제 8월 손 위원장 임명 직후 이명박 대통령이 주재한 제26차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의에서도 '일자리 창출을 위한 규제 및 제도개선 방안'이 핵심 논의 메뉴에 올랐다. 손 위원장에게 일자리 창출이 취임 후 첫 해결과제로 주어진 셈이다. 그는 최근 강연 등 가는 곳마다, 만나는 기업마다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고 다닌다고 한다. 손 위원장은 대한의 회장으로서도 전국 8개 인력개발원을 활용,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 발굴에 직접 나서고 있기도 하다. 그는 "최근 각국이 경제 디지털화에 따른 고용 없는 성장으로 고민하고 있다"며 "이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부문에 대한 집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손 위원장은 제조업보다 서비스업이,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더욱 많은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데 주목한다. "서비스업 부문을 활성화하고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이 경제 내에서 활발히 성장해나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게 일자리 창출을 위한 그의 해법이다. 이에 따라 국경위는 물류ㆍ관광 등 서비스업 분야에 중점을 두고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해나가는 데 정책적 역량을 쏟아 부을 예정이다. 또 유망 중소기업이 현장에서 뿌리를 잘 내리고 성장할 수 있도록 과도한 진입ㆍ영업 규제 등을 개선해나갈 방침이다. 손 위원장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라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에 대해서도 개방적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개방형 의료법인이 허용되면 의사뿐만 아니라 병원 인근의 호텔ㆍ식당 등으로부터 일자리가 무수히 늘 것"이라며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고 싶다면 이런 것을 이해하고 수용해줄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 내용이 부족했든지 이후 e메일을 손수 보내 일자리 창출을 위한 해법으로 ▦잡매칭(Job Matching, 구직자와 기업 간 1대1 연결) 프로그램 및 취업박람회 활성화, 직업훈련 확대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손 위원장은 2008년 국경위 출범 이래 첫 경영인(CEO) 출신 위원장이다. 1대 위원장이었던 사공일 한국무역협회장이 학계 출신, 2대 위원장이었던 강만수 산은금융그룹 회장이 관료 출신인 이명박 정부의 경제 멘토였다면 손 위원장은 CEO직만 35년째 맡아온 경영자 출신 멘토다. 손 위원장은 "대통령이 경영인 출신인 저를 위원장으로 임명한 것은 정책수요자 입장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잘 반영해달라는 뜻"이라며 "업계와의 간담회 등을 통해 현장에서 실제 겪는 애로를 찾아내 이를 적극 해소하는 노력을 지속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2005년 이후 6년째 맡아온 대한상의 회장직을 이용, "대한상의를 통해 들어오는 국내 기업들의 문제점들을 국경위를 통해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국내 기업들의 가장 큰 어려움은 각종 정책규제다. 손 위원장 역시 우리나라 국가경쟁력 측면에서의 가장 큰 약점으로 '규제'를 꼽았다. 그는 "정부가 어떤 규제를 만들었을 때는 당시 나름의 이유나 가치가 있었기에 무조건 규제가 나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규제를 함으로써 얻는 가치와 규제를 해소함으로써 얻는 가치를 신중히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손 위원장은 가장 대표적인 규제로 '수도권 입지규제'를 꼽았다. 그는 "실제로 수도권에 3만평을 가진 기업이 (사업확장으로) 공장을 더 넓혀야 하는데도 (규제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할 경우가 있는데 이런 부분들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대로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 중 가장 강한 점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손 위원장은 주저 없이 '국민역량'이라고 답했다. 그는 최근 선진국에서 불고 있는 K팝 열풍을 예로 들었다. 우리나라 국민의 우수성이 선진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 전반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 훌륭한 케이스라는 것. 손 위원장은 국내 1위 엔터테인먼트 그룹인 CJ그룹의 회장직을 1994년 이래 17년째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그는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뉴욕 맨해튼 한복판을 열광시키리라고 생각이나 했느냐"며 "굉장한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는 우리나라가 하드웨어에서만 우위를 가졌지만 이젠 소프트웨어에서도 두각을 나타내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한국에서도 곧 스티브 잡스가 나오지 말란 법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 '교육의 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이제 우리나라 교육도 천재를 길러낼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며 "탤런트(재능)를 가진 이들을 기르는 교육을 국민들도 이해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에게 최근의 물가난 등 악화된 서민경제의 해결법을 물었다. 그는 "물가에 영향을 많이 주는 게 농산물 가격이다. 농산물 수급에 대해 보다 신축성 있는 정책을 펼 필요가 있다"며 "현재 7단계 정도로 복잡한 유통구조도 줄여나가 유통 코스트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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