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 신화편’은 시청률 2.6%를 기록했다. 이는 전회 방송보다 4.4%p 하락한 수치로 방송사 입장에선 국내 최장수 아이돌 신화를 내세운 것에 비하면 실망스런 성적표가 아닐수 없다.
하지만 이번 시청률 굴욕을 ‘라디오스타’의 지연방송으로 탓하는 시선이 많다. 미국 워싱턴을 공식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의 미 의회 연설 생중계로 ‘라디오스타’는 45분 늦게 방송돼 졸지에 심야방송을 해야 했다.
실제로 이날 ‘라디오스타’는 재밌었다는 의견들이 많다. 15년 동안 한 팀에서 지내온 이들의 세월을 보면 팀의 분위기가 지루해질 만도 한데도 신화 멤버들은 여전히 서로에 대해 할 말이 많았다. 멤버 6명은 방송 내내 연예계 에피소드를 끊임없이 쏟아냈고, 입담도 거침이 없었다. 독하기로 소문난 ‘라디오스타’ MC들도 그들의 대화에 박장대소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간혹 MC들의 거침없는 질문에도 신화 멤버들은 의연하게 대처하며 멘트 마지막에는 웃음을 이끌었다.
이날 ‘라디오스타' MC들은 혼기가 찬 신화 멤버들에게 유독 연애에 관한 질문을 많이 했다. 16살 차이로 화제가 됐던 토니안과 걸스데이 혜리의 연애에 관해 묻자 전진은 “나이 차가 나는 만큼 정말 진지하게 만나고 있다”며 토니안의 연애에 자신이 진지해지는 모습을 보였고, 김동완은 “신혜성 씨가 소개팅을 해줄까 물어보면 자꾸 거절한다”고 하자 신혜성은 “내 스타일 몰라?”라며 솔직한 응수를 가하기도 했다.
MC 유세윤이 “옛 연인이었던 그분과 절친한 선후배로 돌아갔다는데 맞나요?”라며 애둘러 전진의 옛 연인 배우 이시영과의 관계를 캐묻는 짓궂은 질문에도 전진은 “그렇지만 연락은 하지 않는다”고 당황하면서도 “헤어지면 당연히 각자의 인생을 사는 거다. 다른 알찬 질문은 없나요”라고 대답해 MC들에게 반격하는 발굴의 예능감을 보였다.
이 밖에 틴탑의 프로듀서 앤디가 소속가수 니엘이 JYP엔터테이먼트 소속 그룹 S양으로부터 대시를 받았다고 폭로, 방송이 나간 다음날 오전 주요 포털 검색어에 니엘이 상위권에 차지했고, JTBC ‘신화방송’에서 멤버들의 여장 모습도 다시금 시청자들에게 화제가 됐다.
연예계에서 15년 동안 멤버교체 없이 한 팀으로 활동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이다. 대부분의 아이돌 그룹들은 소속사와의 계약문제, 멤버 사이의 불화 등의 스캔들로 해체됐다. 그래서 이번 ‘라디오스타-신화편’은 의미가 있다. 신화도 다른 그룹처럼 소속사 문제, 멤버 사이의 불화가 끊임없이 터졌다. 하지만 그들은 결국 15년 동안 한 팀으로 남았고, 이제는 서로의 동반자로 연예계에서 신화의 몫을 해내고 있다. 그리고 신화가 곧 나올 음반과 함께 활동 시점을 ‘라디오스타’로 선택한 것은 현명했다. 프로그램 특성상 ‘무릎팍 도사’나 ‘힐링캠프’보다는 ‘라디오스타’가 신화의 성격과 더 어울렸다. (사진=MBC ‘라디오스타’ 홈페이지)
/김원진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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