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환경이 나빠지자 정부는 4월 마케팅 위주의 활성화 방안을 발표한 데 이어 7월에는 중장기 지원대책까지 내놓았다. 그런데도 8월 수출이 추락한 것은 정부 대책이 부실하기 짝이 없었음을 증명하는 셈이다. 이미 지적했듯이 무역금융을 확대 공급하고 온라인 특별할인전을 여는 수준의 대책으로는 수출이 되살아나기 힘든 구조다.
자원도 없고 규모의 경제도 일으킬 수 없는 우리는 오직 수출로 가난을 벗어났다. 그런 수출이 추세적으로 줄어든다면 경제의 버팀목이 사라지는 것과 같다. 정부와 기업 모두 우리 경제의 활로가 수출밖에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절박한 심정으로 수출확대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수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우선 현재 노사정위원회를 중심으로 추진하는 노동개혁을 서둘러야 한다. 우리와 비슷한 경제구조를 가진 독일은 성장엔진인 수출이 흔들리자 노동개혁으로 내수에서 성장동력을 얻고 이를 통해 다시 수출을 늘리는 데 성공했다.
수출에 가장 크고 확실한 영향을 미치는 환율 부분도 더 이상 시장원리 운운하며 손 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 정부는 경제성장을 위해 필요한 적정 환율이 유지될 수 있도록 과감한 환율정책을 펴야 한다. 중국 경제가 흔들리면서 이후 수출환경은 지금보다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때일수록 위기를 기회로 삼는 비상한 각오가 필요하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