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윤모(66)씨 부부가 기아자동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지난 2010년 3월 윤씨의 아내 김모(61)씨는 남편 소유이던 오피러스 승용차를 운전하던 도중 내리막길에서 돌진해 콘크리트 담벼락을 박은 뒤 폭 6m가량의 개천을 뛰어넘어 언덕에 부딪히는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뒷좌석에 앉아 있던 허모씨가 사망했으며 김씨와 조수석에 앉아있던 박모씨도 중상을 입었다. 윤씨 부부는 "승용차에 장착된 ECU의 오작동으로 인한 급발진 때문"이라며 "치료비와 위자료 등 5억300만여원을 지급하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ECU 결함이 급발진을 발생시킨다는 이론은 국내외에서 아직 검증되거나 인정된 바 없는 가설"이라며 "브레이크 시스템에 문제가 없었음에도 사고 지점 부근에 브레이크 자국이 없었던 점, 신발 밑면에 가속페달 자국이 남겨져 있었던 점 등을 볼 때 이 사고는 김씨가 액셀 페달을 잘못 조작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대법원 재판부는 특히 원심 판결을 유지하면서 2011년 도요타 자동차의 급발진이 ECU의 결함에 있지 않다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조사 결과와 승용차의 기계적 장치에 급발진이 발생할 수 있는 결함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국토교통부의 2012년 조사 결과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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