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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나 "늑장 플레이 선입견 떨치기 어려워"

PGA 발스파 챔피언십 준우승 "케빈 나와 같은조 편성 불공정"

동반자 캐디 비난 인터뷰에 하소연

재미교포 케빈 나(31)는 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발스파 챔피언십을 1타 차 2위로 마쳤지만 우승자 존 센든(43·호주)보다 더 화제가 됐다.

슬로 플레이가 이슈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케빈 나는 전날 3라운드 13번홀에서 늑장 플레이로 한 차례 경고를 받았다. 게다가 그와 동반했던 로버트 개리거스(미국)의 캐디인 브렌트 헨리가 "케빈 나와 같은 조로 편성되는 것은 불공정한 일"이라고 말한 사실이 이날 알려졌다. 헨리는 골프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케빈의 느린 경기 운영에 다른 선수가 리듬을 잃는다"고 주장했다.

케빈 나는 "선입견을 떨치기가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2012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잦은 왜글(샷 하기 전 가볍게 클럽을 까딱거리는 행동) 등의 늑장 플레이로 비난을 받았었다. 당시 총체적인 스윙 난조를 겪었던 그는 동반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사과도 했다. 이후 플레이 속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지만 한번 각인된 이미지는 좀처럼 지워지지 않고 있다. 케빈 나는 "동반 플레이어에게 영향을 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앞조에서 밀려도 나 때문에 경기가 지연된 줄 아는 사람이 많더라"고 설명했다. 개리거스도 캐디와는 달리 "케빈이 많이 빨라졌다. 우리는 그리 느리지 않았고 나는 전에 더 느리게 경기한 적도 있다"며 케빈 나를 옹호했다.



이날 케빈 나는 플로리다주 팜하버의 이니스브룩 리조트 코퍼헤드 코스(파71·7,340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1타를 잃어 최종합계 6언더파 278타를 기록했다. 버디 3개를 잡았지만 6번(파4), 7번(파4), 8번홀(파3)의 보기-보기-더블보기에 발목을 잡혔다. 센든은 미셸 위(25·위성미)가 성 대결에 나섰던 2006년 존디어 클래식 제패 이후 7년여 만에 투어 통산 두 번째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우승상금은 102만달러(약 11억원).

2004년 PGA 투어에 데뷔한 케빈 나는 통산 4번째 준우승 기록을 보탰다. 2011년 10월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에서 첫 승을 거뒀다. 지난해 허리 부상으로 8개 대회 출전에 그쳤으나 이번 시즌에는 6개 대회에서 3번째 톱10에 입상하며 순항하고 있다. 한편 미국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의 게리 반 시클 기자는 "케빈 나는 4라운드에서 아무도 기다리게 하지 않았다"면서 "그가 선입견을 없애는 길은 자신에 대한 평판을 이겨내고 더 자주 우승 기회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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