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12세 김모 어린이는 지난 달 경주로 수학여행을 떠나기 3시간 전에 키미테를 붙였다가 병원신세를 지기도 했다. 체중이 50kg이 넘는다는 이유로 성인용 제품을 사용하라는 약사의 권유에 따랐지만 곧 환각상태에 빠졌다. 결국 이 아이의 첫 수학여행은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시작했다.
10세가 채 되지 않은 아이가 키미테를 붙인 뒤 정신착란 증상으로 뇌검사를 받은 경우도 있었다.
사용이 간편해 멀미가 심한 사람들이 여행갈 때 애용하는 명문제약의 키미테에 대해 소비자원이 소비자안전주의보를 내렸다.
한국소비자원(원장 김영신)은 올해만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 (CISS)에 환각ㆍ착란ㆍ기억력장애 등 키미테 제품의 부작용 사례가 13건이나 접수돼 사용에 앞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14일 밝혔다.
소비자원은 키미테를 사용할 경우 멀미증상을 완화시키는 대신 눈동자가 커지고 기억력 손상 및 환각, 착란 등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피부를 통해 흡수되는 스코폴라민(Scopolamine)을 주성분으로 하는 키미테는 성분 함량에 따라 어린이용과 성인용으로 나눠져 있다. 만 7세 이하 어린이에게는 판매가 금지돼 있는 제품이기도 하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해당 성분은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서구 주요 국가에서는 의사처방을 받아 사용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에 속한다"며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되어있어 약국을 통해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 관계자는 "식약청에서 지난 7일 발표한 의약품 분류안에 따라 어린이용 제품은 전문의약품으로 전환될 예정이다"라면서 "그러나 성인에게도 부작용 사례가 나타나고 있어 성인용도 의사 검진을 거쳐 복약지도가 이뤄질 수 있도록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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