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단 같은 미사어구, 비단 같이 매끄러운 낱말, 한없는 과장, 멋 부린 겉치레, 현학적 수사법, 이 모든 삼복더위의 파리들이 내 마음에 알을 까서 허식의 구더기 떼가 우글거리는도다." (셰익스피어 '사랑의 헛수고' 중)
저 유명한 셰익스피어의 희극에서 그렇듯, 레토릭(rhetoric·수사학)이라는 말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인식이 더 많아 보인다. 특히 선거를 앞둔 정치권이나 방송 시사토론에서도 잘 드러난다.
영국 일간지 편집자 출신으로, 작가이자 칼럼니스트인 저자는 이러한 레토릭의 비밀 5가지를 버락 오바마 대통령, 마틴 루터 킹 목사, 링컨 등 역사적 고수들의 사례를 통해 제시한다. 먼저 청중을 유혹할만한 이야기를 찾고(발견), 전체 연설 중 언제쯤 써먹을 것인지(배치) 신중하게 고민하라고 조언한다. 대구와 반복적인 언어, 유머를 통해 흡인력을 높이고(표현), 배우 같은 목소리와 제스처(연기)도 강조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제 능력을 넘어서는 수사는 한계가 뻔한 법. 그는 '수사학 및 순수문학 강연'의 저자 휴 블레어의 조언을 인용한다. "유익한 작문은 지식과 과학으로 줄기와 가지를 갖추어야 한다. 수사는 여기에 매끄럽게 광을 내주는 역할을 하며, 줄기가 탄탄하고 견고하지 못하면 광이 제대로 나지 못한다." 아무리 날카로운 칼을 번뜩여도, 역시 기본기라는 말씀.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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