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설리번(Louis H Sullivan). 현대 건축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물이다. 마천루가 이어지는 도시의 스카이라인이 그로부터 나왔다. 1856년 9월3일 보스턴의 아일랜드와 스위스 출신 이민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18세부터 본격적으로 건축업에 뛰어들었다. 약관에도 못 이른 나이였지만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와 프랑스의 명문 에콜 드 보자르에서 각각 1년씩 수학한데다 실무경험도 갖춘 그는 여기저기서 환영을 받았다. 주무대는 시카고. 1871년 발생한 대화재로 도시의 70%가 불탄 시카고를 그는 철골 고층 건물이 즐비한 도시로 탈바꿈시켰다. 수압식 엘리베이터의 한계로 고층이라고 해도 10~16층이었지만 유럽에서는 찾을 수 없는 그의 건축물은 최초의 미국식 양식으로 평가 받았다. 특징은 기능성과 단순성. 고층 건물을 ‘바닥에서 꼭대기까지 단 하나의 이질적인 선도 허용하지 않는 하나의 단위이자 떠오르는 순수한 환희, 솟구치는 자부심’이라고 여겼다. 시카고박람회의 교통관과 프루덴셜빌딩 등 수많은 걸작을 선보였어도 그는 말년을 불행하게 보냈다. 유럽식 설계를 중시한 학계의 견제 탓이다. ‘아무리 교묘하게 표절하고 재포장해도 모방은 모방에 불과하다’던 그는 학계의 따돌림 속에서 1924년 68세로 외롭게 죽었다. 세인들은 ‘그는 전통을 부쉈고 보수주의는 그를 부쉈다’라고 평가했지만 기능주의는 시카고학파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 그의 제자들에 의해 미국 도시건축의 주류로 자리잡고 훗날에는 세계의 도시를 바꿨다.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Form follows function)’는 그의 지론도 오랫동안 건축과 디자인을 지배해왔다. 최근의 디자인 동향은 ‘형태는 유행을 따른다(Form follows fun)’로 바뀌고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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