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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6월 14일] 기업 실적 개선, 투자 확대로 이어져야

대내외 경제여건이 여전히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국내기업들의 경영실적은 크게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 체질이 그만큼 튼튼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은행이 상장법인 1,421개와 주요 비상장법인 115개 등 총 1,536개 기업의 1ㆍ4분기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수익성ㆍ안정성ㆍ성장성 모두 크게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이익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 증가해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전인 지난 2008년의 7.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특히 제조업의 경우 8.5%에 달했고 세전 순이익률은 9.2% 증가해 2005년 이후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익성이 좋아지면서 재무 안정성을 나타내는 부채비율은 101.0%로 2008년 2ㆍ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성장성 지표인 매출액 증가율은 17.4%로 2007년 3ㆍ4분기 이후 2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이처럼 경영실적이 개선된 것은 우선 반도체ㆍLCD 등 주력 제품의 가격이 상승한 데 반해 철광석ㆍ유연탄 등 원료가격은 내린데다 저금리에 따른 금융비용 감소 등에 힘입어 수익성이 좋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매출은 늘고 비용은 감소한 결과이다. 국내기업들의 경쟁력이 높아진 것도 경영실적 개선의 요인이다. 주요 산업에서 외국 경쟁기업들의 경영사정이 경제위기 때보다는 나아졌지만 아직 과거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반해 국내기업들은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함으로써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 경제가 글로벌 경제위기를 가장 빨리 극복할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기업들의 선전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과제는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과감한 투자에 나서는 일이다. 실적에 안주하지 않고 신성장동력에 대한 투자확대가 이뤄져야 기업의 성장성도 높아지고 경제회복과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대내외 경제여건이 낙관적이지는 않다.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중국의 긴축기조 전환 가능성, 남북관계 악화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와 금리인상 가능성 등 불안요인이 적지 않다. 그러나 이런 때일수록 움츠러들기보다는 긴 안목에서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야 새로운 기회를 선점할 수 있다. 정부는 좋은 실적을 거둔 기업들이 마음 놓고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규제개혁을 비롯해 기업환경 개선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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