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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서거] [기자의 눈/5월 27일] 2% 부족한 인터넷 추모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는 물결이 인터넷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네이버ㆍ다음ㆍSK컴즈ㆍ야후 등 각 포털 업체의 사이트에는 추모 게시글과 서명이 쏟아지고 있으며 개인 블로그와 카페 등에도 검은 리본(▶◀)을 앞머리에 단 애도의 글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와 다음 등의 추모 게시글은 각각 70만, 30만건을 넘어섰다. 양 사이트의 합계만으로 이미 100만건을 훌쩍 넘긴 셈이다. 네티즌들의 추모 열기와 맞물려 포털사들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서거 당일 노 전 대통령 추모 페이지를 마련한 네이버는 장례식 및 분향소 모습을 생중계하고 있으며 다음도 자사 사이트의 로고를 추모로고로 바꾸고 아고라 등을 통해 추모 서명을 받고 있다. SK컴즈도 국화, 검은 리본 근조 등 조의를 표할 수 있는 미니홈피 아이템을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인터넷에 넘실대는 추모 물결이 더욱 의미를 더하는 것은 노 전 대통령이 생전에 인터넷을 세상과 소통하는 창구로 삼았기 때문이다. 노 전 대통령이 불합리한 제도를 안고 있는 우리 사회에 메시지를 던지고 보통 사람도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수단인 인터넷을 통해 이제는 네티즌들이 고인의 영혼을 기리고 있는 셈이다. 노 전 대통령은 퇴임 후에도 자신의 심경을 인터넷을 통해 밝히기도 했다. 한가지 안타까운 것은 전반적으로 차분한 추모 분위기 속에서도 원색적인 비난의 글이 간간이 눈에 띈다는 점이다. 일부에서는 단순한 비난 수준을 넘어서 ‘독설’에 가까운 글도 보인다. 물론 전 대통령을 잃은 상실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이 과연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길일까 하는 점은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그렇다고 비판을 하지 말자는 얘기가 아니다. 현 정부의 잘못을 지적하고 싶다면 감정적으로 분노만 표출할 게 아니라 논리적으로 따져 묻는 것이 옳다. 평소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신념을 표출하곤 했던 노 전 대통령은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는 유언을 남겼다. 인터넷이 노 전대통령의 고귀한 뜻을 받드는 그런 추모의 공간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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